‘中, 우크라 평화회의 불참’ 비난 러, 우크라 서방무기 창고 공습 美의 러 본토 공격 허용에 보복
미국, 독일이 자국산 무기를 활용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일부 허용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깜짝 찾았다. 이달 중순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국제사회의 참여를 촉구해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고 우크라이나의 열세를 만회하려는 취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일 오전 연설에서 “평화 정상회담 형태의 외교가 우크라이나에서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잔혹한 전쟁’을 끝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15, 16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리는 평화회의는 세계 각국 정상급 인사들을 초청해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를 협의하는 자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일부 세계 지도자들이 참석을 확정하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면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참석을 촉구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에선 “러시아는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과 외교관까지 동원해 평화회의를 방해하기 위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중국과 같은 강대국이 푸틴 손아귀에 있다는 게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지난달 31일 “서방의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은 대(對)러시아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라면서 “그러한 행동은 ‘카수스 벨리(casus belli)’가 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라틴어 ‘카수스 벨리’는 ‘개전 이유’란 뜻으로, 전쟁을 정당화할 때 쓰는 표현이다. 또 “우리의 전술핵무기 사용은 협박도 허풍도 아니다”라고 위협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