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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울리는 독립운동기 애국창가 50곡

입력 | 2024-06-03 03:00:00

‘독립의 노래, 저항의 무대’ 특별전
독립기념관 내달 21일까지 열어



한국광복군 대원 한형석(1910∼1996)이창작한 가극 ‘아리랑’의 포스터. 독립기념관 제공


미국에서 활동하던 한인 독립운동단체 ‘대한인국민회’는 1942년 ‘애국가 유성기 음반’을 냈다.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의 곡조를 딴 옛 애국가와 안익태 선생(1906∼1965)이 작곡한 새 애국가, 무궁화를 찬양하는 노래인 ‘무궁화 삼천리가’ 등 총 3곡이 담겼다. 국내에서 애국가 음반을 마음대로 발간할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에 해외 동포들에게 역사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신구 애국가가 함께 담긴 희귀 음반이다.

독립기념관은 지난달 21일부터 애국가 음반 등 독립운동 시기의 문화예술 작품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 ‘독립의 노래, 저항의 무대’를 열고 있다. 전시에선 관련 자료 40여 점과 음원 50여 곡, 영상 3편을 볼 수 있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독립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예술 작품들은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었고, 독립운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전시에선 독립운동 시기에 애국창가를 오케스트라 등 음원으로 새롭게 연주한 노래 50여 곡을 들을 수 있다. 천안시립교향악단, 인천콘서트챔버 등에서 당대 악보를 토대로 오케스트라를 연주해 녹음한 음원이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로 이주한 한인들이 1916년 펴낸 ‘애국창가 악보집’, 한국광복군이 1943년 발행한 ‘광복군가집’ 등 독립운동 노래를 담은 악보도 감상할 수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영화배우 및 감독으로 활동한 윤봉춘(1902∼1975)이 영화계의 일상을 기록한 ‘윤봉춘 일기’도 만나볼 수 있다. 일기에는 일제강점기 영화인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비롯해 제작 체계, 제작비, 흥행 실적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한국광복군 대원 한형석(1910∼1996)이 창작해 중국에서 공연한 가극 ‘아리랑’의 포스터도 볼 수 있다. 일제 침략에 맞서 싸우는 목동과 한 처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아냈는데, 중국 현지에서 1945년 광복 전까지 20여 회 공연되는 등 반향이 컸다. 또 아리랑의 주요 연주곡인 ‘한국 행진곡’을 손으로 쓴 악보도 함께 볼 수 있다. 전시는 7월 21일까지. 무료.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