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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카트정리로 생계 꾸리던 美90세에…기부금 3억원 모였다

입력 | 2024-06-03 10:41:00

미국 한 마트에서 카트 정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리던 퇴역 공군 딜런 매코믹(90)의 모습. ‘고펀드미’(GoFundMe) 캡처


미국 한 마트에서 90세의 나이에도 카트 정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노인의 사연이 알려지자, 그가 고된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기부금 수억 원이 모였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퇴역 공군 딜런 매코믹에게 일어난 일을 소개했다.

매코믹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외곽 소도시 메타리의 한 마트 주차장에서 흩어진 카트를 모아 밀어서 정리하는 일을 했다. 지난달 27일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에도 일하는 그의 모습이 전직 지역 방송 뉴스 앵커인 캐런 스웬슨 론키요에게 포착됐다.

당시 체감온도가 섭씨 39도에 달할 정도로 폭염이었다. 론키요는 힘겹게 카트를 미는 매코믹에게 “메모리얼 데이인데도 일하시네요.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매코믹은 “먹기 위해서요(To eat)”라고 답했다.

미국 한 마트에서 카트 정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리던 퇴역 공군 딜런 매코믹(90)의 모습. ‘고펀드미’(GoFundMe) 캡처

론키요는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매코믹의 사연을 올리고 그의 은퇴를 돕기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론키요는 매코믹이 매달 필요한 생활비가 2500달러(345만 원)인데 사회보장연금으로 받는 돈은 1100달러(152만 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코믹은 나머지 금액을 벌기 위해 마트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때로는 한꺼번에 20대가 넘는 카트를 밀며 미로와 같이 주차된 자동차들 사이를 지나간다”고 적었다.

이 글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나흘 만에 5400여 명이 모금에 참여해 총 23만3000달러(약 3억 원) 이상이 모였다.

론키요는 매코믹이 은퇴할지 아니면 일을 계속할지는 그의 선택에 달렸다며 “더 이상 먹고 살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 쇼핑카트를 밀지 않아도 된다. (계속 일을 한다면) 출근할 때도 걸을 필요 없이 자동차를 탈 수 있다”고 했다.

매코믹은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론키요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면서 “이 미친 세상에는 그와 같은 좋은 사람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