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4.6.3/뉴스1
정부가 3일 밝힌 경북 포항시 영일만 일대의 석유·가스 탐사자원량(최대 140억 배럴)은 1998년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 규모의 300배가 넘는다. 시추를 통해 확인된 양도 그 만큼이라면 에너지 자립은 물론 수출까지도 가능한 규모의 석유·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정부는 현재 이 지역에 석유·가스가 있을 수 있다는 물리 탐사를 마친 단계로 앞으로 직접 탐사 시추를 통해 부존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2035년경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 에너지 수입을 대체하고 남는 물량은 해외에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 바다에 140억 배럴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영일만과 연결된 포항송도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탄 포항운하 크루즈선이 파도를 가르며 달리고 있는 모습. 2024.6.3/뉴스1
안 장관은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세계적 에너지 개발 기업들이 이번 개발에 참여할 의향을 밝힐 정도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최대 매장 가능성으로 보면 약 140억 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된 것으로 보이며 4분의 3이 가스, 4분의 1이 석유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날 정부가 밝힌 예상 매장량은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이다. 가스 3억2000만∼12억9000만 톤(t), 석유 7억8000만∼42억2000만 배럴을 석유로 환산한 수치다.
한국석유공사는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석유·가스 매장 여부를 타진해 오다가 경북 포항시 영일만 인근 심해에서 상당히 높은 부존 가능성을 확인했다. 석유·가스 매장 추정 지역은 영일만에서 38∼100km 떨어진 넓은 범위에 분포돼 있다. 최근 상업 생산을 했던 동해 천해 가스전보다는 북쪽에 있는 해역이다.
1998년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경우 개발에 총 1조2000억 원 정도가 투입됐다. 2004∼2021년 약 4500만 배럴에 그치는 가스를 생산하고 가스 고갈로 문을 닫았지만 2조6000억 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1조4000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날 안 장관은 “이번 세기 최대 규모라고 하는 가이아나 앞바다에서 나온 전체 규모가 110억 배럴 정도로 발견이 확정됐다”며 “최대 매장 가능성으로 보면 140억 배럴 정도까지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잠재 가능성만 보면 막대한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 올 12월 시추 시작, 상업 생산은 2035년부터
석유·가스 개발은 크게 △지진파 등을 동원해 석유·가스의 부존 가능성을 파악하는 ‘물리 탐사’ △유망 구조(석유가 발견될 전망이 있는 구조) 도출 △탐사 시추 △경제성 확인 △개발 및 생산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현재는 영일만 인근 해역에 석유·가스의 유망 구조가 있다는 것만 확인한 상태다.
정부는 올해 말에 이 지역에 탐사 시추공을 뚫고 석유·가스의 실제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첫 시추의 최종적인 작업 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 나올 것”이라며 “2026년까지 최소 5개 이상 시추공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 석유·가스의 존재가 확인되면 경제성 평가를 거치고, 채산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2027년이나 2028년쯤 공사를 시작해 2035년 정도에 상업적 개발을 개시할 예정이다. 석유·가스의 생산 기간은 약 30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