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울산 트램, 교통 혼잡 대책은?

입력 | 2024-06-04 03:00:00

첫 주민공청회 기대-우려 교차
태화강역∼신복교차로 32분 주파… 울산도시철도 허가 절차 마무리
시민들 교통-안전 대책 등 촉구
시 “안전성 강화 위한 논의 중”



지난달 30일 울산 남구 울산박물관 2층 강당에서 열린 울산도시철도 1호선 건설사업 기본계획(안) 공청회가 열렸다. 참석한 전문가들이 의견을 내고 있다. 울산시 제공


“60억 원짜리 트램(노면전차)하고 사고가 나면 보험 처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차로와 인도가 줄어들면서 나타날 수 있는 피해를 줄이는 방안은 무엇인가요?”

지난달 30일 울산 남구 울산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울산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사업 기본계획안’ 주민공청회에서 트램 운행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이 사업은 지하철이 없는 국내 유일한 광역시 울산 도심에 2028년까지 동해선 태화강역에서 공업탑로터리를 거쳐 신복로터리까지 10.9km 구간에 수소전기트램을 설치하는 것이다. 총사업비는 3794억 원이 투입된다. 최근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면서 허가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

공청회에서 공개된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차량기지는 태화강역 광장에 2만4392m2 규모로 들어선다. 정거장은 총 15곳이다. 태화강역 광장, 농수산물 시장 앞, 현대백화점 앞, 번영사거리, 동평사거리, 달동사거리, 공업탑로터리, 울산서여자중학교, 옛 울주군청 앞, 법원검찰청입구사거리, 공원묘지입구, 울산체육공원, 정골삼거리, 울산대 정문, 웰츠주상복합앞 등이다.

태화강역 광장에서 종점인 웰츠주상복합 앞(신복교차로)까지는 정차 시간을 포함해 총 32분이 소요된다. 해당 구간을 버스로 이동할 경우 45분이 걸린다. 오전 5시부터 밤 12시까지, 10∼15분 간격 하루 84회 왕복 운행한다. 1회 총 탑승 가능 인원은 245명이다.

기존 차로 수를 유지하기 위해 차로 폭을 3.5m에서 3.0m로 조정하고, 인도 폭도 소폭(0.3∼2.6m) 축소한다. 유턴과 좌회전 전용 차선들은 없어질 예정이다. 가장 큰 혼선이 예상되는 공업탑로터리의 경우 기존 체계를 유지하되 교차로로 전환할 가능성을 남겨뒀다.

공청회에서는 보완책 요구와 함께 시민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정화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연구본부 연구위원은 “트램이 도로 공간을 점유하는 만큼 도로 시스템과의 연결성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인근의 다른 교차로까지 교통 혼잡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울산시의회 문석주 산업건설위원장은 “트램 노선이 공업탑로터리를 통과하게 돼 있다”며 “이에 따라 야기될 교통 혼잡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미정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 연구위원은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정거장이 설치되는데, 트램 때문에 인도를 축소하게 되면 시민 접근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인도와 차로 수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은 교통 안전 대책과 수소 안전성에 대해 의견을 냈다. 울산지역버스노조 한성교통지부 소속 박재성 씨는 “트램과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와 비용이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 이런 문제를 충당할 수 있는 보험에 대해 준비하고 있느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시민은 “수소의 경우 폭발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안전성이 의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시민은 “도로 폭을 줄이면 교통사고가 늘어날 것이고 인도를 줄이면 상권이 침체할 것”이라며 “시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트램과의 사고 처리 보험 문제는 전문 기관에서 보험사들과 연구하고 있다”며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