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래: 여씨춘추(呂氏春秋)의 찰금편(察今篇)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초(楚)나라에 강을 건너는 사람이 있었다. 칼이 배에서 물속으로 떨어지니 그는 급히 뱃전에 칼자국을 내어 표시를 하면서 말하길 “여기가 내 칼이 떨어진 곳이다”. 배가 멈추자 칼자국이 있는 뱃전 밑 물속으로 뛰어들어 칼을 찾았다. 배는 움직였고 칼은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처럼 칼을 찾으니 어찌 의아하지 않겠는가? 옛 법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이와 마찬가지이다. 시대는 지나갔지만 그 법은 변하지 않았으니 이로써 나라를 다스린다면 어찌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 생각거리: 찰금편에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초나라 군사가 송(宋)나라를 기습하기 위해 미리 사람을 보내 옹수(澭水)의 옅은 여울에 표시를 해두었다. 그런데 갑자기 물이 불어난 것을 모르는 초나라 군사는 표시해 둔 것만 보고 밤중에 물을 건너다가 그만 1000여 명의 익사자를 냈고, 그 바람에 군사들은 놀라 본진을 허물고 퇴각하였다. 물이 불어났는데도 앞서 한 표시만을 보고 건너려 했기 때문에 실패를 한 것이다.’ 두 이야기는 시대와 환경이 바뀌었다면 고정된 사고방식으로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우치고 있습니다.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바뀌면 법과 제도도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고정된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를 ‘각주구검(刻舟求劍)’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