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서 차세대 칩 공개하며 ‘블랙웰-루빈’ 1년주기 출시 선언 “컴퓨터 등장후 60년만의 AI빅뱅 걷거나 굴러가는 컴퓨터 만들 것”
“AI 로봇 개발도 주도할 것”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산업용 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황 CEO는 “로봇이 인공지능(AI)의 다음 물결”이라며 “엔비디아가 AI 로봇 개발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타이베이=AP 뉴시스
“인공지능(AI) 칩 출시 주기를 1년으로 줄이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 “우리는 1년 단위로 움직인다”며 차세대 AI 칩 출시 시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올 3월 공개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이 아직 출하되기도 전에, 2025년 ‘블랙웰 울트라’와 2026년 ‘루빈’ 출시 계획을 밝힌 것이다. 황 CEO는 “컴퓨터가 등장한 지 60년 만에 ‘생성형 AI 빅뱅’이 벌어졌다”며 “물리적 성질을 지닌 생성형 AI 로봇이 다음 주자”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포부도 다시 한번 드러냈다.
● 차세대 HBM 탑재한 AI 칩 공개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칩 출시 주기를 앞당길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AI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SK하이닉스도 HBM4 양산 시기를 2026년에서 내년으로 1년 앞당기겠다고 선언했으며, 삼성전자 역시 내년에 HBM4를 양산할 계획이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가 AI 시대 문을 열었다”며 “기존 컴퓨팅 방식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데이터 양을 감당할 수 없고 ‘엔비디아식 가속 컴퓨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자평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젠슨 황이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전부 엔비디아 플랫폼 안에서 돌아가는 시대를 선포한 것”이라고 평했다.
● “AI의 다음 물결은 로봇”
황 CEO는 이날 ‘AI 로봇’에 대한 열망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엔비디아는 책상(데스크톱)과 주머니(스마트폰), 데이터센터를 위한 컴퓨터를 만들어왔다”며 “앞으로는 걷거나 바퀴로 굴러가는 컴퓨터(로봇)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앞서 3월 엔비디아 개발자 행사인 ‘GTC 2024’ 기조연설에서 ‘피지컬 AI’라 할 수 있는 로봇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AI 열풍으로 올해 컴퓨텍스는 ‘세계가 주목하는 AI 박람회’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1981년 시작된 컴퓨텍스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지만, 최근 미국 CES나 유럽 IFA 등에 크게 밀리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AI를 연결하다(Connecting AI)’를 주제로 한 올해는 엔비디아와 인텔, AMD,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 CEO가 대거 참여해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