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하느라 고교 중퇴, 한으로 남아 전우들이 발벗고 ‘마지막 선물’ 전해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리처드 렘프 씨가 고교 명예 졸업장을 받은 직후 들어 보이고 있다. 렘프 씨는 이틀 뒤 지병으로 세상을 떴다. 사진 출처 X(옛 트위터)
“이것이 제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모를 겁니다. 고맙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입대하느라 고교를 중퇴했던 참전용사가 전우들의 도움으로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에 고교 졸업장을 받았다.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미 메릴랜드주에 살던 고 리처드 렘프 씨는 1926년에 태어나 열일곱 살에 해병으로 입대했다. 이후 6·25전쟁과 베트남전쟁에도 참전해 훈장까지 받은 베테랑 군인이다. 제대 뒤 고향에서 정육점을 운영한 고인은 고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게 유일한 한이었다.
렘프 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저스티 글러로스 샤론시 교육감도 적극 나섰다.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고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약 480km를 4시간 반 동안 직접 운전해 찾아왔다.
렘프 씨는 졸업장을 받고 이틀 뒤인 19일 숨을 거뒀다. 전우 줄리엔 싱 씨는 “그는 마지막 졸업 파티를 행복하게 즐기고 떠났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