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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버르장머리 없이 키워” 아내 흉기 협박…2심도 집유

입력 | 2024-06-04 09:00:00

아내 얼굴과 목에 흉기 대며 협박한 혐의
1심도 징역형 집행유예…형 무겁다며 항소
피고인 "특별준수사항 가정 재결합 방해"
法 "특별준수사항 재범 방지 단정 어려워"



ⓒ뉴시스


아내에게 화를 내다 딸에게 “한심하다”는 말을 듣고 격분해 흉기로 아내를 협박한 남성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부장판사 최진숙·김정곤·최해일)는 지난달 24일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가정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과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외출한 상태에서 “귀가 후 집에서 먹을 것이 없다”며 아내인 B씨에게 전화로 화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통화 내용을 들은 A씨의 딸이 “한심하다” “돈도 못 벌면서 왜 큰소리를 치냐”고 말하자 A씨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B씨의 얼굴과 목에 흉기를 여러 차례 들이밀며 “딸을 버르장머리 없이 키운 당신하고 딸을 죽이겠다”며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사회봉사 80시간, 가정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과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또 ‘피해자에게 어떠한 방식으로든 연락하거나 접근하지 말 것’이라는 내용의 특별준수사항도 부과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이 했던 언행과 흉기를 어디에 겨누었는지 등을 상세하게 진술한 점, 피해자가 무서워서 그 직후 집을 나와 도망갔다고 했는데 실제로 한동안 피고인과 별거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협박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A씨는 “오른손 검지를 피해자의 얼굴에 가까이 들이댄 것 뿐이므로 원심이 사실오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특별준수사사항에 대해서는 “이를 부과하는 법적 근거가 모호하고 가정의 재결합을 방해한다”고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이 선고한 징역형 집행유예는 유지하고, 사회봉사 명령과 특별준수사항 부과 부분을 파기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이 때리거나 그런 적은 자녀들이 어릴 때 말고 없었다고 진술한 점, 벌금형 선고받은 외에는 다른 전과가 없고 일용직 근로를 해 생계를 유지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특별준수사항에 대해서도 “‘피해자에게 어떠한 방식으로든 연락하지 말 것’이 포함돼 있는데 재범 방지를 위해 위와 같은 부과가 필요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성폭력·디지털성범죄·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등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여성긴급전화1366(국번없이 ☎1366)에 전화하면 365일 24시간 상담 및 긴급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