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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육상부·NC 도루왕’ 만든 김경문…‘느림보 군단’ 한화도 바꾼다

입력 | 2024-06-04 11:35:00

한화, 올 시즌 도루 9위·도루 성공률 10위
두산·NC서 ‘뛰는 야구’ 선보인 김경문 감독
“한화도 도루할 수 있는 선수 찾아내야”



ⓒ뉴시스


‘느림보’ 군단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뛰는 야구’를 이끌어온 김경문 감독을 만났다. 보다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휘젓는 한화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화는 ‘발 야구’와 거리가 먼 팀이다.

3일까지 올 시즌 팀 도루 30개로 이 부문 9위에 머물고 있다. 96개를 기록 중인 팀 도루 1위 LG 트윈스와는 무려 66개가 차이난다.

도루 성공률은 62.5%로 리그 최하위다. 올 시즌 도루 성공률이 70%에 미치지 못하는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도루 시도 자체도 48개로 KT 위즈와 공동 8위에 머물 정도로 적다.

한화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은 그간 정반대의 야구를 선보여 왔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2004~2011), NC 다이노스(2011~2018) 사령탑 시절 팀에 ‘발 야구’라는 확실한 색을 입혔다.

김 감독이 지휘할 당시 두산은 ‘육상부’로 불릴 정도였다.

두산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팀 도루 1위를 차지했다. 189도루를 작성했던 2008년에는 47도루를 기록한 이종욱을 필두로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도루를 올렸다. 1개 이상의 도루를 남긴 선수는 15명이었다.

신생팀이던 NC를 이끌 당시에도 뛰는 야구를 선보였다.

NC의 1군 진입 첫 해이던 2013시즌에는 당시 무명선수였던 김종호를 발굴해 도루왕에 올려놨다. 2011~2012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통산 24경기를 뛰며 1도루를 기록했던 김종호는 2013년 50도루를 성공했다.

김 감독이 이끈 NC는 2015년 팀 도루 204개로 1995년 롯데 자이언츠(210도루)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00도루 고지를 밟기도 했다. 그해 박민우(46개), 김종호(41개), 에릭 테임즈(40개) 등 팀 내 3명의 선수가 40도루를 넘겼다.

도루는 단순히 베이스 하나를 훔치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

도루를 할 수 있는 주자가 출루하게 되면 상대 투수와 포수는 타자와 싸움에 집중할 수가 없다. 누상에 나간 주자의 존재감 덕분에 타자는 승부가 오히려 쉬워질 수 있다. 도루로 한 베이스를 더 가게 되면 득점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김 감독이 공격적 주루를 이끌었던 두산과 NC도 이를 무기로 강팀 반열에 올라섰다.

김 감독은 한화에서도 활발한 주루 플레이를 펼칠 예정이다. 지난 3일 취임식에서 “점수를 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면서 “어느 팀이나 빠른 선수를 갖고 있다면 그 팀은 강하다고 본다. 한화도 빠른 선수,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사령탑과 함께 한화가 대변신을 앞두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