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일인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종로학원 본원에서 수험생들이 2교시 수학영역 시험을 치르고 있다. (공동취재) 2024.6.4
4일 전국 고교와 학원 등에서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에 대해 수험생들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거나 비슷했다”고 평가했다. 입시전문가 상당수는 의대 증원으로 상위권 ‘N수생’(대학 입시에 2회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2025학년도 대입에 대거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올 수능 난도를 낮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수험생들 “킬러 없이도 어려운 수능”
6월 모평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나오거나 기존과 문항 배치가 달라지진 않았다. 다만 과거엔 정답이 금방 보였던 쉬운 문제도 이번에는 지문을 정독하고 매력적인 오답을 피해야 답을 택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반면 출제 기관인 평가원과 EBS 대표 강사로 구성된 현장교사단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쉬웠다. 공교육으로 충분히 대비 가능하다”며 수험생들과 다른 평가를 내놨다. 또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의 주요 내용을 암기하거나 학원에서 복잡한 계산을 연습한 수험생이 유리했던 과거 출제와 다른 형태로 변별력을 확보했다”고도 했다.
국어 영역에서 변별력 높은 문항으로 꼽힌 16번에 대해 최서희 중동고 교사는 “EBS 교재의 직관주의와 정의주의 부분을 학습했다면 지문 이해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면서도 “각 입장을 파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통점과 차이점까지 비교하는 종합적 사고 능력이 필요했다”고 평가했다.
상위권 학생에게도 어려웠을 것으로 평가받는 수학 영역 15번은 정적분의 개념을 적용해 함수의 최솟값을 구하는 문제였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정적분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그 외에도 문제 상당수가 개념을 알고 확장하는 공부를 해야 풀 수 있도록 출제됐다”고 했다.
● N수생 증가로 수능도 어려울 듯
6월 모평 결과는 9월 수시모집 원서접수 전략을 세울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입시전문가들은 고3 재학생의 경우 이번 모평 점수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게 좋다고 입을 모은다.
수능에 강한 N수생이 최상위권에 다수 포진한 만큼 실제 수능에서는 모평보다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모평의 N수생 지원자는 8만8698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 9월 모평과 본수능 때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채점을 통해 6월 모평이 어려웠던 것으로 나와도 상위권 N수생이 늘어날 거라고 예측되는 상황에선 본수능 때 난도를 낮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상위권이 아니라면 수시에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 역시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지원하는 게 좋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