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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고객,디테일에 민감… 고품질 고수 펜디 철학과 잘 맞아”

입력 | 2024-06-05 03:00:00

[동아경제가 만난 사람] 알베르토 다 파사노 펜디 까사 CEO
명품 가구 ‘펜디 까사’ 주력 매장
강남에 오픈… 소파-침대 등 수억대
韓 고급 주상복합 ‘포도 바이…’에
펜디 까사 가구들 배치하기로



알베르토 다 파사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펜디 까사 가구로 ‘그루브 앤 그루비’ 암체어를 꼽았다. 그는 이 제품에 대해 “강렬한 노란색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했다. 이 의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펜디 까사 플래그십 스토어 1층에 전시돼 있다. 펜디 까사 제공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가 한국에 명품 가구 브랜드인 ‘펜디 까사’의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주력 매장)를 열었다.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입구에는 영문자로 ‘FENDI CASA’라는 간판이 달려 있었다. 3층짜리 건물에는 소파, 침대 등 최고 수억 원에 달하는 펜디 까사의 가구들이 깔끔하게 배치돼 있었다.

알베르토 다 파사노 펜디 까사 최고경영자(CEO)도 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계기로 방한했다. 펜디 까사가 한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행보다. 본보는 이날 파사노 CEO를 만나 인터뷰했다.

파사노 CEO는 “펜디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펜디 까사의 주요 고객층”이라며 “우리 제품은 대놓고 로고가 있지 않아도 펜디의 DNA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매장에서 본 가구들은 그의 말대로 ‘펜디가 만들었네’라는 느낌을 줬다. 고유의 갈색, 고동색 줄무늬가 배치된 러그, 가죽 소파 밑부분에 작게 달린 ‘F’ 문양 금장 등이 대표적인 증거들이다.

한국은 펜디 까사가 진출한 네 번째 아시아 국가다. 앞서 중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에 매장을 열었다. 서구 지역에선 미국, 이탈리아, 영국 등에 진출해 있다. 파사노 CEO는 “한국 소비자들은 디테일에 매우 민감하다”며 “이 같은 특성이 높은 품질을 고수하는 펜디의 철학과 잘 맞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명품 가구들과 펜디 까사의 차별점으로 “고객들은 한두 개 제품만 사는 게 아니라 ‘방 전체’를 펜디 까사의 제품으로 꾸미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고려해 가구와 조명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제품을 펜디 까사의 제품으로 꾸밀 수 있도록 라인업을 다양하게 했다”고 말했다.

파사노 CEO는 입생로랑, 몽클레르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거쳐 2012년 펜디에 합류했고, 2021년부터 CEO를 맡고 있다. 여러 명품 브랜드를 거친 그에게 ‘럭셔리’(고급)의 정의를 물었다. 그는 “환상적인 품질, 독창적인 독자성의 결합(a combination of fantastic quality with very original unicity)”이라고 답했다. 사람들이 명품 브랜드에 호감을 가지려면 품질에 더해 해당 브랜드만의 독창적인 정체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문을 연 펜디 까사 플래그십 스토어에 펜디 까사의 고급 가구들이 배치돼 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펜디 까사의 가구들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할 ‘포도 바이 펜디 까사’라는 주상복합형 주거 공간에도 채워질 예정이다. 고급 주거 공간인 이곳은 부동산 개발업체 골든트리개발이 펜디 까사와 손잡고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소득이나 자산을 보고 거주자를 선별하겠다는 개발업체의 방침이 알려지며 ‘부동산 계급화를 조장한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파사노 CEO는 “시행사에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고 펜디는 관여하지 않는다”면서도 “구매 여력이 되는지, 거주하는 경험을 즐길 수 있을지 등을 판단하려는 게 아닐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