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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호위하는 곳… 인천으로 밤마실 가볼까

입력 | 2024-06-05 03:00:00

■ 아라뱃길 품은 ‘계양 아라온’
■ 체험형 ‘문화유산 야행’
■ 조명 새단장한 ‘월미공원’



한여름밤에도 꽃길만 걸으세요 1일 인천 계양구 계양대교 인근 계양 아라온에서 주민들이 다양한 꽃 조명을 바라보며 산책을 즐기고 있다. 최승훈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653@donga.com


밤에 걷기 좋은 계절이 왔다. 야경을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면 밤마실이 더욱 즐거울 것 같다. 인천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야경을 즐기면서 걸을 수 있는 명소가 늘었다.

● 야경 별천지 걷기 명소 ‘계양 아라온’

1일 오후 7시경 계양대교 밑 계양 아라온. 아라뱃길을 따라 조성된 계양 아라온에는 밤마실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붐볐다.

계양 아라온 밤마실은 황어광장에서 출발한다. 광장에는 거대한 황어 조형물이 있는데 3·1만세운동 기념지인 황어장터와 과거 황어가 많이 잡힌 유래를 기념해 ‘황어 조명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광장을 지나면 멋진 꽃 조명이 설치된 산책로가 나온다. 각종 꽃 모양의 조명과 다양한 빛을 연출하는 파노라마 펜스가 펼쳐지는데 시원한 바람을 타고 찰랑거리는 아라뱃길 물결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좀 더 내려가면 궁중 정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전통 건축미를 담은 전통식 누각 수향루와 밤의 멋을 더해주는 청사초롱 불빛이 조화를 이뤄 색다른 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계양 아라온에서 좀 더 길게 밤마실을 즐기고 싶다면 다남공원 방향으로 길을 정하면 된다. 이날 저녁 계양 아라온을 찾은 서인정 씨(54·인천 연수구)는 “다양한 꽃길 사이에 아름다운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아라뱃길을 비추는 조명이 아름다워 야간 걷기의 즐거움을 더해 줬다”고 방문 소감을 말했다.

계양구는 지난달 31일 해가 질 무렵 계양 아라온의 수변을 빛과 함께 걷는 ‘계양 아라온 한마음 걷기’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공모 사업에 인천에서는 유일하게 ‘계양 아라온’이 선정된 것을 기념해 열렸다.

● 개항장으로 떠나는 밤마실


인천 중구는 6월 8, 9일과 10월 19, 20일 두 차례에 걸쳐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에서 ‘인천 개항장 문화유산 야행’ 행사를 개최한다. 인천 개항장 문화유산 야행은 130년이 넘는 역사를 보듬은 인천 개항장으로 밤마실을 떠나 한국 최초·최고의 근대 유산을 둘러보는 행사다.

올해는 ‘야간 체험형 축제’로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해 공연을 펼치는 ‘야행 프린지(Fringe)’와 개항장 사람을 소개하는 ‘개항장 사람들’이라는 신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1883년 제물포항이 개항하면서 일본, 청국 등 각국 조계지가 조성됐다. 1930년대를 전후해 지어진 근대건축물을 쉬엄쉬엄 걸으면서 둘러볼 수 있다. 야행 기간 중구청 외벽엔 라이팅 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개항장 문화 유산 야행 관련 정보는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난해 야간 경관 조명을 새롭게 설치한 월미공원은 저녁에 걷기 좋은 장소다. 인천시는 월미공원 내 전통 정원, 해경 함정, 전망대, 둘레길을 보행자가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했다. 월미공원에 있는 한국 전통 정원인 ‘양진당’ 건축물에 멋스러운 야간 경관 조명이 설치되면서 밤마실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월미전망대로 이어지는 달빛 누리길에도 다양한 조명이 설치돼 있다. 포토존과 은하수 조명을 비롯해 이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바닥 영상이 변화되는 인터랙티브 조명이 설치돼 볼거리를 즐기며 산책할 수 있다. 월미전망대로 이어지는 길에도 멋스러운 야간 경관 조명이 설치됐다. 이 전망대에 오르면 인천 시내는 물론 서해와 인천항, 서해안 낙조, 인천국제공항, 인천대교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월미공원에 조성된 둘레길은 야간에 숲이 주는 아늑함을 느끼면서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걷기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