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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광장 지하철역 출입구 일부 폐쇄… 홍콩 빅토리아공원 주변 ‘장갑차 경계’

입력 | 2024-06-05 03:00:00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 35주년
中당국, 베이징-홍콩 등 경비 강화
바이두 등 포털, ‘톈안먼’ 검색 차단




1989년 6월 4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이뤄진 ‘톈안먼 민주화 시위’ 35주년인 4일 중국 당국이 본토와 홍콩의 통제를 대폭 강화하며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톈안먼 시위를 ‘1980년대 말 항의소동(抗议风波)’이라고 지칭하며 “이 사안을 빌미로 중국을 공격하고 내정에 간섭하는 사람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2∼4일 톈안먼 광장과 이어지는 톈안먼동 지하철역 D출구를 폐쇄했다. 일반인 관람이 가능한 톈안먼 망루 역시 4일 내내 예약을 받지 않았다. 톈안먼과 다소 떨어진 베이징 도심 곳곳에서도 군복을 입은 남성들이 여러 곳에 배치됐다.

이날 중국 거주 외국인들이 해외 소셜미디어 접속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가상사설망(VPN) 서비스의 연결 상태는 하루 종일 불안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웨이보 등에서도 톈안먼 관련 검색이 차단됐다. 중국 누리꾼들이 소셜미디어 속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시도 또한 차단됐다. 해당 SNS 업체 측은 ‘시스템을 보수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지만 누리꾼들이 애도 이미지를 올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에서는 올 3월부터 반(反)중국 활동에 최대 무기징역이 가능하도록 한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대규모 시위가 완전히 차단됐다. 2019년까지 매년 6월 4일 홍콩 빅토리아공원 등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던 것과 대비된다.

홍콩 경찰, 1인시위 예술가 체포 1989년 6월 4일 발발한 톈안먼 민주화 시위 3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3일 홍콩 도심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퍼포먼스를 펼친 행위 예술가 새미 쳉 씨(오른쪽)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홍콩=AP 뉴시스

빅토리아공원 인근에는 3일부터 수백 명의 경찰과 장갑차가 배치됐다. 경찰은 이날 홍콩 도심에서 허공에 손가락으로 ‘8964’(1989년 6월 4일을 의미)를 쓰는 퍼포먼스를 펼친 행위 예술가 새미 쳉 씨(52)를 그 자리에서 체포했다.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은 4일 소셜미디어에 “35년 전 오늘 전 세계는 숨을 죽인 채 톈안먼을 바라봤다. 톈안먼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글을 올리고 중국 당국의 처사를 비판했다.

톈안먼 시위 당시 중국 당국은 인민해방군 탱크 등을 동원해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다. 중국의 권위주의 통치와 억압적인 사회 체계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이후 중국에서는 관련 단어를 말하는 것조차 금기시된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