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2일까지 ‘환경 주간’ 지정 환경의 날 맞아 플리마켓-축제 운영 비건 페스타선 대체 생선 등 눈길 오늘 시청에선 ‘올해의 환경상’ 시상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의 세텍(SETEC·옛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서울 비건&그린 페스타’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버섯 뿌리와 미세 조류로 만든 대체 생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이달 12일까지를 ‘환경의 날 주간’으로 정한 뒤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보기에도, 먹기에도 일반 생선과 정말 비슷해서 놀랍네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의 세텍(SETEC) 전시관. 시민 박서경 씨(35)가 ‘뉴 피쉬’라고 적힌 부스 앞에서 양념 생선구이를 입에 넣으며 이렇게 말했다. 간장에 졸여 양념이 밴 생선에는 생선 특유의 결이 살아 있었다. 박 씨가 시식한 생선은 실제 생선이 아닌 식물성 대체수산물 스타트업 ‘코랄로’가 만든 대체 생선이었다.
코랄로 관계자는 “버섯 뿌리와 미세조류 등 천연 재료로 만든 대체 생선은 실제 생선보다 칼로리와 지방이 낮다”며 “또 수산업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91%까지 감소시킬 수 있어 환경적 가치도 높다”고 설명했다.
세계 환경의 날(5일)을 맞아 서울시가 지난달 29일∼이달 12일을 ‘환경의 날 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세계 환경의 날은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 유엔인간환경회의를 통해 제정됐다. 올해는 숲과 토양 등 환경을 되돌리는 ‘복원’이 주제다.
서울시도 환경 복원에 참여하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달 31일부터 3일간 세텍에서 열린 ‘서울 비건&그린 페스타’도 그중 하나. 시 관계자는 “비건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실천 방법 중 하나”라며 “이전까지 비건은 채식주의자만을 뜻했지만, 최근에는 동물성 소재가 사용된 의류를 입지 않거나 동물 실험을 거친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 등으로 의미가 확장됐다”고 했다. 개막 당일 찾은 행사장은 대체육과 친환경 생활용품 등 한층 폭넓어진 비건의 세계를 만나러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동물의 가죽이 아닌 먹는 감으로 만든 가죽가방을 파는 부스도 인기였다. 감을 천연직물에 코팅 처리해 만든 식물성 감 가죽을 만져보니 동물성 가죽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감 가죽 백팩을 메보던 오현정 씨(32)는 “실제 가죽과 겉보기에 큰 차이가 없어 놀랐다”며 “비건은 아니지만 오늘 행사장에 와보니 환경과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비건 식단과 생활을 시도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캐리어를 끌고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도 있었다. 충남 아산에서 온 신모 씨(38)는 “7년째 비건을 실천 중인데, 행사장에 와보니 새로운 음식과 제품도 많아 캐리어 가득 챙겼다”며 “한국에서도 비건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해외 선진국만큼 활성화되지는 못해 비건 시장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온 유학생 마린 씨(23)도 “이런 행사가 더 많아지면 한국 식당에서도 쉽게 비건 메뉴를 찾아볼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5∼10월 매주 일요일 잠수교 남단에서 ‘잠수교 찐 플리마켓’도 진행 중이다. 중고 물품을 거래하고, 친환경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서도 환경주간을 맞아 이달 8∼23일 주말마다 ‘놀탄 놀면서 배우는 탄소중립’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에선 온·오프라인으로 참여 가능한 탄소중립 방탈출 프로그램과 바다 유리조각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커피박 화분 활용 탄소포집 식물 키워보기 체험도 할 수 있다.
환경의 날 당일인 5일에는 서울시청에서 ‘2024년 서울시 환경상’ 시상식도 열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상자로 나서 ‘올해의 환경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여장권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세계 환경의 날’을 계기로 지구 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에 공감하고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