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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역에 리조트 지으면 정부가 직원 주거비 준다

입력 | 2024-06-05 03:00:00

이주-인건비도 지원해 투자 유도
인근 출퇴근→정주인구 유입 기대
생활인구 산정 법적근거도 마련




앞으로 대규모 리조트 같은 문화·관광·체육시설이 인구감소지역에 들어서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근로자 이주·주거비와 인건비 등을 지원한다. 관광객 등 ‘생활인구’가 많은 인구감소지역의 정주인구를 늘려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올해부터 모든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도 정확하게 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문화·관광·체육시설을 인구감소지역에 설치하거나 이전할 경우 정부와 지자체가 근로자에게도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시설 설치 및 이전 비용만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근로자 이주 및 거주 비용은 물론이고 인건비까지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예를 들어 대형 리조트가 최근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강원 양양군으로 이전한다면, 리조트 근로자들의 이주 및 정착 비용을 정부와 지자체가 분담해서 지원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인구감소지역에 리조트가 건설되더라도 근로자들이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인구 유입 효과가 미미했는데, 앞으로는 이런 지원을 통해 정주인구도 늘려 보겠다는 계산이다. 양양은 최근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생활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정주인구가 적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는 “시행령 개정 이후 인구감소지역의 인구 유입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인구감소지역에 새로 문을 열거나 이사한 리조트가 근로자를 새로 고용할 때도 정부와 지자체가 일부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거주 인구를 늘리기 위해선 근로자 고용 비용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는 지자체의 건의가 있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개정 시행령에는 생활인구를 정확하게 산정하기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특별법이 규정하고 있는 생활인구란 등록인구(주민등록인구+지역 내 외국인 인구)에 체류인구(통근, 통학, 관광 등을 위해 하루 3시간 및 월 1회 이상 머무는 인구)를 합해 산정한다. 그동안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주민등록번호 등이 포함된 자료를 정부가 활용할 수 없어 생활인구를 정확하게 산정하기가 어려웠지만,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해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89개 인구감소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생활인구를 산정할 계획”이라며 “생활인구의 성별·연령별·소비패턴 등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