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한 환자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6.2 뉴스1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으로 췌장암 환자의 67%가 진료 거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 281명을 대상으로 ‘의료 공백으로 발생한 암 환자 피해사례 2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7%가 진료 거부를, 51%가 치료 지연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한 환자는 “전공의 파업으로 입원이 2주가량 지연돼 3월에 항암 치료를 한 차례 밖에 하지 못했다”며 “그 때문에 부득이하게 부작용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가방 항암’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약제도 바꾸게 됐다”고 토로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의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들의 피해는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협의회가 지난달 췌장암 환자 189명을 대상으로 1차 설문조사를 했을 당시 진료 거부는 56%, 항암 치료 지연은 43%로 조사된 바 있다.
이에 협의회는 “정부는 비상진료체계로 중증·응급환자 치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발표하지만 이는 포장된 내용이라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중증 환자들의 어려움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합회는 정부에 △의료공백 발생 시를 대비한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대형병원 병상 수 축소 △전공의 수급 문제를 고려한 수도권 병상 허가 재검토 △필수 의료 전공 과정 강화 △비대면 진료의 공공적 관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환자단체 참여 비중 확대 등을 요구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이러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의료 공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환자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