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비탈길에서 운전자 없이 미끄러지는 화물차를 지나가던 시민들이 멈춰 세워 큰 사고를 막았다. 가장 먼저 발견한 고등학생의 활약이 컸다.
서울 관악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봉천동의 한 주택가 경사로에서 1톤 화물트럭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트럭에 운전자는 없었다. 이 모습을 귀가하던 고교생 두 명이 가장 먼저 발견했다.
채널A 갈무리
당시 길 건너에 있던 당곡고 2학년 김영준 군은 다급하게 트럭을 향해 뛰어갔다. 함께 있던 같은 학교 김윤서 양도 뒤따라갔다. 두 학생은 온몸으로 트럭을 떠받쳤지만 역부족이었다.
다급한 외침을 들은 20대 여성 2명이 합류했고, 곧이어 지나가던 60대 남성과 그의 딸, 딸의 남자친구까지 총 7명이 힘을 합쳤다.
그 사이 1명은 운전석으로 들어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잠그고, 다른 한 명은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연식이 오래된 트럭은 계속 밀렸고, 소방관들이 도착할 때까지 20분가량을 버텨야 했다.
채널A 갈무리
트럭을 가장 먼저 발견한 김 군은 “경사가 가파르니까 이거 진짜 내려가면 대참사다 해서 그냥 바로 가서 아무 생각 없이 막았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김 양도 “진짜 무거웠다. 몸을 좀 이렇게 실어서 밀다 보니까 멍이 조금들었다”고 채널A에 말했다.
경찰은 운전자에게 범칙금을 부과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