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 시간) 영국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집권 보수당 소속 리시 수낵 총리(가운데)와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왼쪽)가 첫 TV 토론에서 맞붙고 있다. X(옛 트위터) 캡처
“노동당은 세금을 2000파운드(약 350만 원)를 인상하는 것 외에는 국정에 대한 계획이 없다.”(리시 수낵 영국 총리)
“올해 하반기에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면 왜 지금 총선을 실시하려 하나?”(키어 스타머 영국 제1야당 노동당 대표)
다음달 4일 영국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 보수당의 리시 수낵 총리와 제1야당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가 4일(현지 시간) 첫 TV 토론을 벌였다.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지지율이 20%포인트 이상 크게 뒤지고 있는 수낵 총리는 노동당을 공격하는 데 총력을 다했다. 스타머 대표는 보수당 집권 기간 동안 악화된 공공의료의 긴 대기 시간, 이민자 급증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스타머 대표는 이 주장을 10번 가량 무시하다가 “그건 사실이 아니다”며 “노동당은 집권한 뒤 소득세나 국민보험 사회보장기여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영국 가디언은 “토론에서 수낵 총리의 세금 인상 주장에 전면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 것이 스타머의 가장 큰 실수다”고 평가했다.
스타머 대표는 현재 영국 경제의 어려움이 보수당이 14년간 집권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스타머 대표는 “총리는 이미 이 토론의 첫 몇 분 동안 지난 14년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며 “미안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떨쳐버리고 싶을지 모르지만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것과 함께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수낵 총리가 조기 총선을 발표한 것도 의도적이라고 주장했다. 스타머 대표는 “그는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것임을 알고 있다”며 “이것이 그가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다”고 했다. 영국의 물가상승률과 경제 성장률이 호전세를 보이자 의도적으로 선거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수낵 총리는 마무리 발언에서 “스타머는 여러분에게 백지 수표를 달라고 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불확실한 총리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타머 대표는 “보수당에 5년을 더 주면 방화범에 성냥을 되돌려주는 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