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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조 규모’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유찰

입력 | 2024-06-06 01:40:00

“건설사, 공동도급 2곳 제한 부담”
한곳도 응찰 안해… 조만간 재공고



2029년 개항 예정인 부산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부산을 홍콩, 싱가포르를 뛰어넘는 글로벌 허브도시로 재탄생시킬 핵심 시설이다. 부산시 제공


총사업비 10조5300억 원 규모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사업자 선정이 유찰됐다. 참여를 고려했던 건설사들은 컨소시엄 구성에 제한을 둔 조건을 맞추지 못해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등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재공고를 내기로 했다.

5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응찰자가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다.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약 202만 평)에 공항시설과 항만 인프라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공사 기간은 6년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토목건축 시공능력 평가액 기준 상위 10위 이내 업체 상호 간에는 2개 사를 초과해 공동수급체 구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사 규모가 10조 원 이상인데도 공동도급 허용 범위를 2개 사로 제한하면 비용과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입찰 참여를 고려했던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위험 부담을 2개 사만 떠안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시공 상위 10개 회사 중 최소 3개까지는 공동도급을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건설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존에 공고가 나왔을 때부터 어느 정도 유찰이 예상됐었다”며 “기본 공사 기간만 6년인데, 공사가 쉽지 않아 기간이 길어지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업계 의견에도 일단 조건 변경 없이 7일 다시 재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참여를 원하는 업체는 사전적격심사 신청서 및 공동수급 협약서를 다음 달 24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위 10개 사 중 사업 참여에 관심 있는 업체 현황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인 경쟁이 되려면 2개 사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며 “우선 재공고를 진행하고 또 유찰되면 그때는 조건 변경 여부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