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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힐러리 감옥행 끔찍할 것” 재집권시 정치보복 시사

입력 | 2024-06-07 03:00:00

기밀 다룬 개인 이메일 스캔들 거론
공화도 “바이든 아들 기소하라” 공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팜비치=AP 뉴시스



‘재집권 시 정치 보복’을 수차례 언급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2016년 대선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또한 보복 대상에 올릴 뜻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그는 다음 달 11일 형량을 선고받는다. 이를 앞두고 일종의 협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보수 매체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로 기밀을 주고받아 논란을 부른 ‘이메일 게이트’를 거론하며 “전 대통령 부인 겸 전 국무장관을 감옥에 넣으면 나쁘고 끔찍하지 않겠냐”고 했다. 자신의 지지자들이 원하면 “(감옥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가 대선에서 이기면 정적(政敵)을 기소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도 ‘이메일 스캔들’에 관한 처벌을 언급했지만 집권 중에는 클린턴 전 장관을 기소하지 않았다. 이제는 자신 또한 유죄 평결을 받은 터라 그의 태도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의 유죄 평결에 대해서는 “끔찍한 선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정치 보복을 시사했다. 지난해 3월 행사에선 지지층에 “난 여러분의 응징(retribution)”이라고 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재집권하면 나를 심하게 핍박한 이들을 기소할 것”이라고 했다. 올 4월엔 “행정부의 모든 공무원을 해고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대통령의 동생 제임스를 위증 혐의로 기소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법무부에 보냈다. 공화당은 헌터와 제임스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일 때부터 그 후광을 이용해 돈을 벌었으며, 이에 관한 의회의 조사 때 바이든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위증을 했다고 주장한다.

82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이상설 논란도 한창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등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정계 인사 45명 이상의 증언을 토대로 “공화당원은 물론이고 민주당원도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기능 저하를 시인했다”고 5일 보도했다. 다만 WSJ가 친(親)기업 성향의 보수 매체라는 점에서 객관성 논란도 일고 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