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유전’ 논란] 아브레우 “경제성 높다” 주장 가이아나 시추공 특정때 프로젝트 지휘… 韓정부에 “영일만 구조, 당시와 비슷” 의견 산업부, 심해유전 개발 담당 TF 신설
가이아나 유전 시추 현장. 사진출처 미국 안전환경집행국 웹사이트
미국 액트지오의 소유주이자 고문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와 21세기 최대 심해 유전이 발견된 남미 가이아나 인근 해역이 지질학적으로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영일만 일대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그는 2015년 미국 정유회사 엑손모빌에서 일하며 가이아나 스타브룩 광구에서 처음으로 석유가 발견된 시추공 ‘리자-1’을 특정하는 데 기여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아브레우 박사는 “영일만 일대 유망구조(석유, 가스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구조)는 남미 가이아나 유전과 지질학적 특성이 유사하다”는 의견을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산업부에 전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이 같은 내용을 7일 진행되는 기자회견에서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자-1’ 시추공은 해안에서 약 190km 떨어진 수심 1.7km 지점에 있다. 영일만 일대 유망구조 7곳이 해안으로부터 38∼100km에 분포돼 있고, 수심은 1km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그 위치나 깊이가 ‘리자-1’과 유사한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영일만 일대 해역은 이미 여러 차례 가스가 발견됐거나 유·가스징후(시추 샘플 분석에서 나타난 석유·가스가 있었던 흔적)가 나온 지역”이라며 “석유나 가스가 생성될 수 있는 근원암이 있고, 자원이 이동하는 통로와 모여 있을 수 있는 지층 내 공간이 있는 등 여러 조건을 종합했을 때 가이아나 유전과 비슷하다고 (아브레우 박사가)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부는 영일만 심해 유전 개발을 담당할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본격 탐사 지원에 나섰다. 산업부는 4일 인사 발령을 내고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TF’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홍보TF’를 각각 새로 만들었다. 심해 유전 개발에 많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언론 소통도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정부 안팎에선 하나의 사안에 대해 TF를 한 번에 2개 팀이나 신설하는 건 이례적이고, 그간 산업부에 만들어졌던 TF보다 규모도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