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ASML은 유럽 2위 점프 AI發 산업지형-금융 재편 가속화
글로벌 인공지능(AI) 칩을 주도하는 미국 엔비디아가 5일(현지 시간) 애플을 제치고 미 시가총액 2위 기업에 올랐다. 엔비디아 시총은 불과 1년 동안 1조 달러(약 1373조 원)에서 3조100억 달러(약 4119조 원)로 불었다. 시총 1위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격차도 약 1400억 달러에 불과하다.
같은 날 유럽 증시에서도 네덜란드의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이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를 제치고 시총 2위로 뛰었다. AI가 전 세계 산업 지형과 금융시장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5.16% 급등한 1224.40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47% 상승했다. 올해 불어난 시총 약 1조8000억 달러는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1조8394억 달러)과 맞먹는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칩 기술 개발 주기를 1년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하면서 AI 가속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뜻을 밝히자 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는 EUV 장비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회사인 ASML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 장비는 최첨단 파운드리 반도체 공정의 필수품이자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AI 열풍에 힘입어 EUV 장비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SML의 시총은 5일 기준 4129억 달러(약 568조 원)를 기록해 LVMH를 제쳤다. 최근 대당 3억5000만 유로(약 5200억 원)에 이르는 극자외선 EUV 노광기를 올해 말까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출하하기로 했다. 유럽 시총 1위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6280억 달러)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