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석유 기자회견
미국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6.7. 뉴시스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지질탐사 컨설팅 기업 ‘액트지오’의 소유주이자 고문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이번 프로젝트 성공률 추정치가 20%인 점에 대해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7일 밝혔다.
아브레우 박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남미 가이아나 ‘리자-1’ 유전은 성공 가능성이 16%였는데 회수 가능한 석유량이 약 40억 배럴 발견됐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리자-1은 저희가 분석한 (영일만 일대) 분지와 동일한 유형의 트랩(자원의 존재가 예상되는 지층 구조)을 갖고 있고, 비슷한 유형의 요인들을 갖추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21세기 최대 심해 유전으로 꼽히는 남미 가이아나 유전은 1916년부터 약 100년에 걸쳐 탐사가 진행됐지만 성과가 없다가 2015년 미 정유사 ‘엑손모빌’이 탐사 7년 만에 스타브룩 광구 ‘리자-1’ 시추공에서 처음 석유를 발견하며 국면이 전환됐다. 이후 인근에서 30개가 넘는 유전이 발견되며 가이아나는 하루 65만4000배럴(올초 기준)을 생산하는 산유국이 됐다. 총매장량은 석유 110억 배럴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브레우 박사는 “석유가 실제 매장돼 있는지 지질학적 측면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석유·가스 등 자원이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는 요소 4가지로 ▲기반암 ▲저류층(모래) ▲덮개암(진흙) ▲트랙을 꼽았다. 그는 이 중 “굉장히 좁은 대륙붕 내에 모래가 가득 차 있어야 하고, 대륙사면이 진흙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며 “모래 사이에 석유가 존재하고, 진흙이 석유를 가두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영일만 일대 분지 관련 데이터가 많다고 평가한 아브레우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이미 시추된 시추공, 즉 유정이 3개가 있고, 해당 지역의 탄성적 품질이 좋다는 게 장점”이라면서 “이 3개 유정의 이름은 주작, 홍게, 방어”라고 했다.
이 중 홍게 유정에 대해 “논리적으로 봤을 때 성공한 케이스”라며 “4가지 요인 중 3가지가 확인됐다. 실제로 어떤 액체가 차 있는 트랩이 존재했고, 400m 기둥 형태의 덮개암이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품질을 갖추고 있었으며,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기반암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유정인 주작에 대해선 3D 평가와 매핑 결과 돔 형상으로 존재할 것으로 추측했던 트랩이 없었고, 방어 유정에 대해선 과도한 압력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발견해 실패한 유정으로 판단했다고 아브레우 박사는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상당한 규모의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다는 사실을 찾지 못한 것은 리스크”라며 “7개 유망구조의 순위를 매기고 지구과학적인 관점에서 가장 상위에 있는 유망구조를 선택해야 한다. 이를 입증할 방법은 시추뿐”이라고 했다. 이어 “시추하지 않으면 리스크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 남아있는 마지막 방법은 시추”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브레우 박사는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액트지오의 주소가 자택이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그는 “전세계 석유 매장량이 줄어들게 되면서 글로벌 석유업체들이 인력감축을 하는 추세다. 이는 곧 외부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라며 “이제 업무볼 때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에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카메라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