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현대인은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끼를 먹는 게 보편적이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꽤 많다. 질병관리청의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34.0%에 달한다. 국민 3명 가운데 1명은 아침을 거르는 셈이다.
‘삼시세끼’ 중 가장 중요한 식사는 언제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아침 식사를 꼽는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대개 피로, 브레인 포그(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 흐리멍덩한 상태), 정서적 반응성(긴장, 불안, 쉽게 화를 내거나 예민해지는 경향성) 같은 증세를 유발하기 쉽다고 이들은 지적한다.
“오전 6시에 하루를 시작하고 오후 10시에 활동을 마무리하는 것은 신체의 자연스러운 생체리듬과 일치한다. 이 접근 방식을 식사 시간에 적용하면 신체의 복부 지방연소 능력을 더욱 향상 시킬 수 있다. 아침 식사는 신진대사를 시작하기 위해 깨어난 후 한 시간 내에, 즉 오전 7시경에 섭취하는 게 이상적이다”라고 내과 전문의 나디드 알리 박사가 최근 영국 방송 GB뉴스에서 말했다.
아침을 거르는 이유 중 하나는 ‘배고픔 호르몬’으로 알려진 그렐린이 제때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식욕 유발 호르몬인 그렐린이 분비되면 배고픔을 느껴 음식을 섭취하고 어느 정도 배가 차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분비돼 포만감을 느껴 먹는 걸 멈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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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배고픈 느낌이 없고, 가공육이나 설탕이 많이 첨가된 시리얼 같은 그리 건강한 음식이 아니더라도 아침 식사를 조금이라도 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미국 시애틀에 있는 쿠퍼 신진대사 센터( Cooper Center for Metabolism)의 의료 책임자 에밀리 쿠퍼 박사가 6일(현지시각)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쿠퍼 박사는 “아침에 충분히 먹지 않으면 나중에 그렐린 수치가 올라간다. 당신의 몸은 당신이 놓친 모든 것을 보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아침을 챙겨 먹여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
쿠퍼 박사는 공복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어느 순간 배고픔을 이기지 못 하고 몸에 안 좋은,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간헐적 단식은 그 효과를 두고 찬사와 우려가 교차한다.
체중 감량은 물론, 각종 대사질환 위험을 낮추고 만성 염증을 줄여주는 등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는 반면, 지난 3월에는 일반적인 식사를 한 사람들과 비교해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91%높다는 발표도 있었다.
쿠퍼 박사는 지지하지 않는 쪽이다.
그녀는 “(간헐적 단식은)대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언제 먹는가 보다 무엇을 먹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하버드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Harvard Medical School)의 신경학 교수인 조나단 로산드 박사가 그런 사람이다.
“당신에게 좋은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 즉 각종 채소와 녹색 잎채소가 풍부한 식단뿐만 아니라, 지방이 풍부한 생선, 베리류(딸기, 블루베리 등), 호두류 같은 뇌 건강과 관련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라고 허프 포스트에 말했다. 이런 음식들이 우울증, 뇌졸중,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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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산드 박사는 아침을 걸러도 나쁜 느낌이 없다면 아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소년이나 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침 식사를 하는 게 좋다고 동의했다.
미국 소아과 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에 따르면 아침을 먹는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더 잘 배우고, 행동 문제가 적으며, 건강한 체중을 유지함으로써 비만비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지난 2020년 농촌진흥청이 전북대 등과 진행한 연구에서 아침 식사를 한 청소년들의 정서 안정·학습능력 향상 효과가 측정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