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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수리 맡겼더니…1시간 넘게 사진 훔쳐본 수리 기사

입력 | 2024-06-07 16:48:00

KBS뉴스 갈무리


휴대전화 수리를 하는 직원이 고객이 맡긴 휴대전화를 집으로 가져가 한 시간 넘게 사진첩을 훔쳐봤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KBS 뉴스9에 따르면 30대 여성 김모 씨는 지난달 A 사의 서비스센터에 사용하던 휴대전화 액정 수리를 맡겼다. 전산상 문제로 당일 수리가 어렵다는 말에 김 씨는 하루 동안 휴대전화를 맡겨뒀고, 다음 날 수리가 완료된 상태로 돌려받았다.

이후 김 씨는 휴대전화 내 배터리 사용 기록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수리를 맡긴 동안 사진첩, 문자 등에 접근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었다. 김 씨는 “당시 휴대전화 터치패드까지 고장 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날 제가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황당했다”고 말했다.

김 씨의 사진첩에는 여권 사진 등 개인정보나 금융 거래 내용은 물론, 다이어트 경과를 확인하려 옷을 벗고 찍은 사진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서비스센터 측은 “호기심이었는지 실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수리기사가 휴대전화를 고치다가 악의적인 의도 없이 잠깐 본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록에 따르면 사진첩을 들여다본 소요 시간은 1시간 9분이나 됐다. 시간대 역시 오후 8~10시로 센터 운영이 이미 끝난 뒤였다.

이에 김 씨는 센터에 폐쇄회로(CC)TV 열람을 요구하는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거듭 요구했다. 그제야 센터 측은 “기사가 집에 (휴대전화를) 가져가서 30분 정도 사진첩을 봤다더라”며 “(수리기사가) 겁이 나서 미리 말을 못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센터 측은 새 휴대전화를 주겠다며 보상을 제안했지만 김 씨는 “금전적 보상은 필요 없다”고 했다. 그는 “유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상황”이라며 “여러 걱정 때문에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공개적으로 모두가 다 알 수 있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센터 측은 “개인 직원의 일탈로 발생한 문제이지만 관리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 고객에게 사과드린다”며 “고객 보호와 보상,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수리 모드’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다.

‘수리 모드’는 기본으로 휴대전화 수리 등 다른 사람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동안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사진과 메시지 등 계정을 포함한 개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수리 모드 설정 및 종료 방법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