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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장 “집단휴진 불허… 전공의 불이익 없게할 것”

입력 | 2024-06-08 01:40:00

[의료공백 확산 기로]
휴진땐 하루 2만여명 외래진료 중단
수술 환자들 “일정 연기될라” 불안
비대위 “입원환자 완치때까지 진료”



7일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6.7/뉴스1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전면 휴진 방침을 결정한 것에 대해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의사로서 우리의 첫 번째 의무는 환자 진료”라며 “집단휴진은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산하 3개 병원이 전면 휴진에 돌입할 경우 하루 약 2만 명의 외래 진료가 중단된다.

김 병원장은 7일 입장문을 내고 전날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발표한 집단휴진 방침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교수들에게) 휴진을 통한 투쟁보다 대화를 통한 중재자 역할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 병원장은 “우리 병원의 진료 중단은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고,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서울대병원이 이뤄낸 성과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집단휴진 불허 이유를 설명했다. 또 “병원장으로서 전공의에게 일체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 복귀 전공의의 안전은 제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전날(6일) “서울대 의대 산하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에서 17일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투석실과 항암 치료를 제외한 모든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세 병원을 찾는 외래 환자는 하루 2만여 명에 달한다. 비대위 측은 다만 “입원 환자는 퇴원시키지 않고 완치될 때까지 진료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병원에서 진료나 수술이 예정된 환자들은 일정이 미뤄질까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암 환자가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과별로 다르지만 일단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17일부터 일주일간 전체 휴진으로 예약이 불가하다고 한다” 등의 들이 올라왔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김 병원장의 집단휴진 불허 방침에 대해 7일 “책임 있는 지성인의 자세로 크게 환영한다”며 “의사단체들은 국민과 환자의 원성을 아랑곳하지 않는 몰지성, 몰상식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 측은 김 병원장의 불허 방침이 나오자 “집단휴진에 동참하더라도 환자와 병원을 떠나는 게 아니라 전일 근무하면서 의료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논의하고 응급부서 강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또 “사태가 마무리되면 추가 근무를 통해서라도 그동안 못 했던 외래 진료까지 추가로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휴진 동참률이 생각만큼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비대위가 투쟁 방식을 물은 2차 설문에는 전체 교수 중 절반가량인 750명만 투표에 참여해 이 중 68.4%가 전체 휴진에 찬성했다. 결국 전체 휴진에 동의한 교수는 전체 서울대병원 교수의 3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