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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가자 전후 계획 안 세울 것”…美CIA 결론

입력 | 2024-06-08 17:22:00

“모호한 용어로 미래 논의…연정 이탈 막으려 해”
바이든 “네타냐후, 정치적 이익 위해 전쟁 끌어”



ⓒ뉴시스


가자지구 전쟁을 놓고 미국과 갈등을 좁히지 않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전후 계획을 세우라는 미국의 요구를 무시할 것이라고 미국 정보당국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CIA는 최근 미 관료들 사이에 회람된 평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방위적 분쟁 종식 압력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전후 계획을 세우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모호한 용어”로 가자지구 미래를 논의함으로써 연정 우파로부터 “안보 참모들의 지원을 유지하고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적혔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붕괴를 막고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가자 분쟁 관련 결단을 내리지 않고 전쟁을 끌고 있다는 평가로 풀이된다.

또 네타냐후 총리가 종전 상태를 정의하라는 내부 및 바이든 행정부 압력을 무시하고 있다며, 하마스를 근절하기 전까지 군사 작전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등의 공개 발언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몇 달이 걸리더라도 주요 안보 벤치마크가 나온 후에야 전후 문제에 진지하게 관여할 것이라며, 이 벤치마크에 하마스 군사 사령관인 모하메드 데이프 제거가 포함된다고 평가했다.

데이프는 카삼 여단 사령관으로,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공격 계획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데이프를 표적 삼아 여러 차례 공격을 시도했지만, 아직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평가는 바이든 행정부에 보고된 가장 최신 정보 평가다.


미 행정부 내부에선 이스라엘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닌 예측 불가능한 외국 정부로 보는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전쟁을 연장하고 있다고 사람들이 결론 내릴 만한 이유가 있다며 동조했다.

CIA는 지난 3월 초 네타냐후의 지도자로서 생존 가능성이 위험에 처해 있다며, 대중의 불신을 볼 때 네타냐후의 사임과 새로운 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측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다만 가자 전후 계획을 놓고 이스라엘 정치 지도자 사이에서 분열을 내고 있어 합의를 도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CIA 평가에서 이스라엘 연정이 전후 몇 가지 중요한 사안을 놓고 여전히 깊이 분열돼 있다며, 네타냐후의 정치적 라이벌들이 단별 부족으로 전후 계획 수립 압력에 계속 저항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의 최대 라이벌이자 전시 내각 일원인 베니 간츠 야당 대표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전후 종합 계획을 내일까지 밝히지 않으면 사임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간츠 대표가 이탈해도 연정은 유지될 수 있으며,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파 의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