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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北 오물풍선 맞대응

입력 | 2024-06-09 13:02:00

대북 확성기. 2018.4.23. 뉴스1


대통령국가안보실은 9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에서 이날 중 대북 확성기를 설치해 방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8일 밤부터 9일 새벽까지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낸 데 따른 조치다. 앞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규모 오물 풍선 등을 겨냥한 대응 조치로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시키고,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면 추가 상응 조치까지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가안보실은 9일 오전 10시 30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NSC 상임위원회의를 열고 북한이 8일 만에 오물 풍선을 다시 살포한 데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국가안보실은 “오늘 중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할 것”이라며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은 북한 정권에게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 줄 것”이라고 했다.

국가안보실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정부 입장을 통해 예고한 대로 앞으로도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로 했다. 국가안보실은 “앞으로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있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고하고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9일 서울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된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6.9.뉴스1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8일부터 9일 오전 10시까지 오물 풍선 330여 개를 남쪽으로 날려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는 올해 들어 세 번째다. 북한은 지난달 28~29일에 이어 1~2일에도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8일부터 9일 오전 10시까지 식별된 오물 풍선 330여 개 중 우리 지역에 떨어진 오물 풍선은 80여 개로 집계됐다. 풍선의 내용물은 종이와 비닐, 플라스틱 등의 쓰레기로 파악됐다. 전단이나 거름 종류의 오물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9일 오전 인천 강화군 삼산면 석모리(왼쪽)와 인천 서구 경서동(오른쪽)에서 발견된 오물풍선 (인천소방본부 제공) 2024.6.9. 뉴스1

합참은 오물 풍선이 서풍 계열 바람의 영향으로 주로 경기 북부와 서울, 강원 북부에서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동해에도 수 개의 풍선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충청도와 경상도 이남 지역에서 발견된 풍선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 지역으로 간 것도 있고, 우리 측에는 관측 범위를 벗어난 뒤 산악 지역과 바다에 떨어진 것도 다수일 것으로 추정한다”며 “오물 풍선 80여 개가 낙하한 것으로 봐서 효율은 좋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북한은 9일 새벽 이후 추가 부양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합참은 보고 있다. 다만 우리 군은 현재 추가 부양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며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조치 중”이라며 “국민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기 바라며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