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재개한데 대한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하기로 한 9일 파주 접경지역에 기존 대북 방송 확성기가 있었던 군사 시설물이 자리하고 있다. 2024.6.9/뉴스1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테러에 맞서 중단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고 9일 밝혔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것은 2018년 4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당시 판문점 선언에 따른 신뢰 조치로 관련 장비를 모두 철거한 뒤 방송을 중단해왔다.
합참은 이날 “우리 군은 이번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 경고한 바와 같이 오늘 오후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고 알렸다. 추가 실시 여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며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또 북한을 향해 “오물 풍선 살포 등 비열한 방식의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 방위 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앞둔 9일 합동참모본부는 지난주 대북방송 실시 대비 실제훈련에서 확성기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날 군 당국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를 위한 이미 지난 주 방송 재개에 앞서 실제 훈련을 실시했고 방송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합참 제공) 2024.6.9/뉴스1
앞서 북한은 8~9일 오물 풍선 수백 개를 살포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날려 보낸 오물 풍선은 총 330여 개로 이중 우리 지역에 낙하한 것은 80여 개다. 북한이 오물 풍선을 살포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정부는 지난 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방침을 세운 지 6일 만에 북한이 도발을 재차 감행하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9일 오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 상임위원회의에서 “앞으로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결정한 이유가 북한에 있다고 강조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