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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북확성기 2시간여뒤 또 풍선 살포…바람 방향 南에 보내기 안좋은데도 날려

입력 | 2024-06-09 23:08:00

8일 밤∼9일 새벽엔 330여개
오물 빼고 종이 등 쓰레기 담아
“수위 조절로 남남갈등 유도” 분석




북한이 지난 8일부터 이틀 간 오물풍선 330여개를 살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합동참모본부가 9일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부터 9일 오전 10시까지 330여개의 오물풍선을 띄웠다. 이 중 80여 개가 낙하했다. 다만 안전에 위해가 되는 물질은 없었으며, 현재 공중 떠 있는 풍선은 식별되지 않았다. 사진은 이날 서울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된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6.9/뉴스1

8일 밤~9일 새벽 북한이 3차 살포한 ‘오물 풍선’은 330여 개로 이 가운데 80여 개가 우리 지역에 떨어졌다고 우리 군은 9일 밝혔다. 앞서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보낸 1000여 개의 오물 풍선보다 규모가 줄어든 것. 하지만 북한은 9일 오후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재개하자 이날 밤 오물 풍선을 또 살포했다.

북한은 앞서 2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면서도 대북 전단이 다시 살포되면 ‘100배의 휴지와 오물량’으로 맞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랬던 북한이 정작 3차 살포에선 오히려 오물 풍선 규모나 내용물 수위를 낮춘 건 남남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의도적 수위 조절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북 전단을 날린 탈북민 단체 등에 대한 비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 앞서 1, 2차 살포 때 북한은 거름 등 무게가 나가는 오물을 무차별적으로 넣어 보내 전국 각지에서 악취나 차량 파손 등 피해 신고가 잇따랐지만 3차 살포 풍선엔 종이 등 비교적 가벼운 쓰레기 위주로 보냈다.

민간 단체들이 6, 7일 대북 전단을 날려 보내자 북한이 보복 차원에서 8일 오물 풍선을 급하게 살포했지만 풍향 등 기상이 적합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규모를 줄인 것이란 해석도 있다. 실제 북한이 3차 살포를 감행한 8일 오후 9시를 전후해 북한 지역엔 풍선을 남쪽으로 날리는 데 불리한 서풍이 불었다. 1, 2차 살포 땐 북서풍이 불어 풍선이 경상권을 포함한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이랬던 북한이 9일 밤 4차 살포까지 전격 감행한 건 그만큼 대북 확성기에 대한 반발심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밤에도 남서풍 및 서풍이 불었다.

9일 새벽 파주시 금촌동의 한 도로에서 북한이 날린 대남 오물풍선이 떨어져 있다 (독자 제공)2024.6.9/뉴스1

24시간 이내에 두 차례에 걸쳐 풍선을 부양하는 등 북한의 풍선 도발 주기가 단축되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특히 3차 살포 이후엔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서 풍선 발견 신고가 잇따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9일 오전까지 접수된 신고는 10개 구에서 39건이었다.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 등 북부 지역에선 30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강원 춘천과 홍천, 인천 해안가와 연안부두 등에서도 오물 풍선이 발견됐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