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한달이상 연체된 대출… 1년새 37% 급증해 1조3560억원 서울 1분기에만 폐업 식당 5922곳… 폐업률 4년만에 4%대 첫 진입 금융당국 TF 발족… 매주 대책회의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와 경기 부진 여파로 대출 이자를 내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급증하면서 은행권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9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빚을 감당하지 못해 무너지는 자영업자도 속출하면서 서울시 외식업체 폐업 규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마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 한계에 다다른 자영업자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자영업자 연체율, 2015년 이후 최고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개월 이상 연체된 개인사업자대출 총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1조3560억 원으로 1년 전(9870억 원)보다 37.4%(3690억 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평균 연체율 역시 0.31%에서 0.42%로 0.11%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대내외 불안 요인으로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취약 대출자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이) 연체 우려 대출자 등에게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하고 적극적인 연체 채권 정리로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간판 뗀 서울 식당, 4년 만에 최대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서민·자영업자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매주 회의를 진행 중이다. 관계 부처와 협업해 자영업자들의 경제 여건에 대한 심층 분석을 바탕으로 맞춤형 금융지원과 채무조정, 폐업지원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반기에 금리가 인하된다 해도 현장에서 체감하기까지 시차가 있어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창업이나 운영자금 지원은 재원 마련이나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큰 만큼 폐업자금이나 재교육 지원에 집중해 원활한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