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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트럼프 ‘패배자들’ 발언 논란 1차대전 전사자 묘지 참배

입력 | 2024-06-10 09:50:00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벨로에 소재한 앤마른 묘지에 들러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한 미군 장병들을 추모했다.

앤마른은 1918년 벨로숲 전투에서 독일군에 맞서다 전사한 미 해병대원 약 1800명을 비롯해 2289명의 전사자가 안장된 곳이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8년 11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참석하기로 했던 앤마른 묘지 방문을 악천후로 인해 헬리콥터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취소한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앤마른 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우리가 유럽에서 주요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가 맺은 동맹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앤마른 묘지 방문은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취했던 ‘고립주의’와는 대조적으로 우방과의 ‘굳건한 동맹’이라는, 확실히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부각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보도에서 “바이든은 강력한 미국 동맹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반면, 트럼프는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를 비판하고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더 지불하지 않으면 회원국들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당시 방문을 취소한 것과 관련, 미국의 애틀랜틱 매거진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왜 그 묘지에 가야 하느냐. 그곳은 패배자들로 가득 차 있다’, ‘어리석은 놈들’ 등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는 관련 보도를 부인했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관련 보도에서 “바이든이 최근 연설에서 트럼프의 프랑스 방문 관련 언급을 자주 했고, 전사한 군인들을 깎아내렸다고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이 묘지를 떠나면서 군인들이 이룬 업적에 대해 ‘자부심’과 ‘경외심’을 느꼈다고 말했는데, 이는 트럼프가 전사한 군대를 폄하하고 트럼프가 수용한 고립주의적 충동을 겨냥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라고도 했다.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 80주년 기념식을 마장 지난 5일부터 프랑스를 국빈방문한 바이든은 러시아를 비롯한 권위주의 진영에 맞서 미국의 지도력을 과시하고 자유 진영의 단결을 강조하기 위한 일정을 이어갔다. 바이든은 6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노르망디의 해안 마을 콜빌시르메르에 있는 미군 묘지에서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의미를 되새기는 양국 합동 기념행사를 가졌다.

바이든은 이후 오마하 해변으로 이동해 찰스3세 영국 국왕과 리시 수낵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등 각국 정상과 함께 프랑스 측이 연 노르망디 상륙 8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행사에는 러시아 침공에 맞서 항전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내외가 특별 초대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오늘날 우리는 유럽 대륙에서 다시 전쟁을 벌이고 자유와 민주의 가치에 도전하며, 무력으로 국경을 바꾸고 역사를 다시 쓰려는 시도를 보고 있다”라며 “이곳에 상륙했던 이들의 용기를 떠올리자”라고 했다. 이어 젤렌스키를 향해 “우크라이나의 용기와 자유를 향한 열망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7일에는 노르망디 상륙 작전 전적지인 ‘푸앵크 뒤 오크’를 방문해 자유 수호를 위한 미국과 동맹국의 역할에 대해 연설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