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이르며 더위가 이어진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에서 시민들이 그늘막 아래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 촬영 뉴스1
●뜨거워진 바다에 늘어나는 폭염일수
이번주 올해 첫 폭염주의보는 한반도가 몽골 동부 등 서쪽에서 발생한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발령됐다. 날이 맑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데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따뜻한 서쪽 공기까지 유입되면서 더위가 지난해보다 일주일 빨리 찾아온 것이다.
전국이 맑고 더운 날씨를 보이는 10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이 이른 피서를 즐기고 있다. 제주=뉴스1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올해 한반도 폭염 일수가 평년(10.2일)보다 사흘 이상 많은 14~16일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폭염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 날인데 지난해는 폭염일수가 13.9일이었다.
이 센터장은 “전 지구 온도가 최고 온도를 기록하고 있고 북서태평양 고수온현상이 발달하는 등 한반도 폭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많다. 장마 전에 폭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7월에는 강수량이 늘면서 폭염일은 감소하지만 중간중간 습한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여름의 불볕더위는 갈수록 더워지는 동시에 길어지고 있다. 한반도의 폭염 일수(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는 지난 25년 동안 약 2배로 늘었다. 1998∼2002년 평균 7.2일에서 2018∼2022년 평균 14.9일이 된 것이다.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기상 정보 비주얼 맵인 어스윈드맵으로 확인한 10일 오후 한반도 주변이 기온과 불쾌지수로 붉게 표시되고 있다. 어스윈드맵 캡처 뉴스1
또 9일 중국 중앙기상대는 신장 일부 지역 기온이 40도를 넘을 수 있다며 ‘고온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주황색 경보는 3단계 고온 경보 중 2번째로 6월 초에 주황색 경보가 발령된 건 이례적이다.
한편 인도는 50도에 육박하는 더위로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최근 인도 북부지역의 낮 최고 온도는 지난달 29일 52.9도, 31일 45.4도 등을 기록했다. 지난달 30, 31일 이틀사이에만 45명이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올 여름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폭염과 폭우 대비에 나서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충북 증평군 등 6곳의 취약계층에 스마트기기를 보급하고 온열질환에 대비해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올 여름 폭우에 대비해 시민행동요령과 이재민 대피소, 재해지도를 스마트폰으로 전파하고 재난문자를 실시간으로 발송할 계획이다.
○폭염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
○폭염주의보
=이틀 간 체감온도 33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및 폭염 장기화로 중대 피해가 예상될 때
○폭염경보
=이틀 간 체감온도 35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및 폭염 장기화로 광범위한 지역에 중대 피해가 예상될 때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
○폭염주의보
=이틀 간 체감온도 33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및 폭염 장기화로 중대 피해가 예상될 때
○폭염경보
=이틀 간 체감온도 35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및 폭염 장기화로 광범위한 지역에 중대 피해가 예상될 때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