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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알카라스, 佛오픈 제패… 커리어 그랜드슬램 ‘호주’만 남아

입력 | 2024-06-11 03:00:00

남자 단식 결승서 獨츠베레프 꺾어
재작년 US오픈-작년 윔블던 우승
올 호주오픈 8강선 츠베레프에 져
하드-잔디-클레이 코트 최연소 석권… 매켄로 “조코비치 21세때보다 낫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10일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를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흙바닥 코트에 드러누워 포효하고 있다. 파리=AP 뉴시스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가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호주 오픈만 남겼다. 4대 메이저 대회는 해마다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 순으로 열린다. 알카라스는 올 1월 호주 오픈 8강에서 탈락했다.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알카라스. 파리=AP 뉴시스

알카라스는 10일 끝난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27·독일)를 물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4시간 19분에 걸친 풀세트 경기 끝에 3-2(6-3, 2-6, 5-7, 6-1, 6-2)로 승리하며 우승 상금 240만 유로(약 35억5000만 원)를 받았다. 2022년 US오픈, 2023년 윔블던에 이은 메이저 대회 세 번째 우승이다. 이번 대회 결승 상대 츠베레프는 1월 호주 오픈 8강에서 알카라스를 꺾었던 선수다. 알카라스는 “5세트는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테니스를 펼치는 때이다. ‘내가 아직 쌩쌩하다’는 걸 상대에게 보여주려고 5세트엔 더 많이 쏟아내는 편”이라고 했다.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에서 이른바 ‘빅3’로 불린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 라파엘 나달(38·스페인), 로저 페더러(43·스위스·은퇴) 이외의 선수가 우승한 건 2015년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39·스위스) 이후 9년 만이다. 알카라스는 또 나달에 이어 22세가 되기 전에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른 두 번째 선수가 됐다. 나달은 19세이던 2005년에 처음 우승했다.

알카라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하드 코트(US 오픈)와 잔디 코트(윔블던) 클레이 코트(프랑스 오픈)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정상을 밟은 최연소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호주 오픈은 하드 코트에서 열린다. 알카라스는 현역 선수 중 조코비치(24승)와 나달(22승) 다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많이 한 선수다.

알카라스는 우승 뒤 기자회견에서 ‘나달의 프랑스 오픈 최다 우승(14회), 조코비치의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24회)에 다가서는 기록을 남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둘 다 평범하지 않은 기록이다. 외계인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해 보인다”며 자신을 낮췄다. 알카라스는 “오늘 결승전을 앞두고 코치가 ‘메이저 대회 우승은 힘들다. 조코비치는 그걸 24번이나 했다’고 말해 줬다”며 “24승까지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일단은 오늘 세 번째 우승부터 즐기고 앞으로 벌어질 일을 기다려 보겠다”고 했다.

알카라스는 자신을 낮췄지만 미국의 테니스 레전드 존 매켄로(65)의 평가는 달랐다. 이날 결승전이 끝난 뒤 매켄로는 알카라스를 두고 “이 연령대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완성된 선수다. 조코비치와 나달, 페더러가 스물한 살일 때보다 더 낫다”며 “특히 코트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다. 긴장된 무대에서 즐길 줄 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알카라스에게 막혀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놓친 츠베레프의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츠베레프는 “후반에 집중력을 잃었다. 내가 원래 지치는 스타일이 아닌데 오늘은 다리에 힘이 없었다. 알카라스의 테니스 강도는 차원이 다르다. 짐승 같다”며 “21세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세 번씩이나 그것도 모두 다른 코트에서 했다니 당장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알카라스는 7월 1일(현지 시간)부터 열리는 윔블던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 뒤 같은 달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다. 알카라스는 “스페인에 메달을 안기고 싶다. 또 내 영웅인 나달과 함께 복식에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