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생산성 증가율 이미 0%대” “똑똑한 이단아, 美선 창업 韓은 취업 韓 시총 상위 대부분 전통 제조업”
세계에서 유례없는 초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기업 생산성 증가율까지 0%대로 주저앉으면서 2040년대엔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10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보고서에서 “출산율의 극적 반등, 생산성의 큰 폭 개선 등 획기적인 변화가 없을 경우 우리 경제는 2040년대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가 가정한 ‘낮은 생산성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020년대 2.1%, 2030년대 0.6%에 이어 2040년대엔 ―0.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거의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 혁신기업의 생산성이 정체되면서 경제 역동성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한은의 분석 결과 미국에 특허를 출원한 국내 혁신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1∼2010년 연평균 8.2%에서 2011∼2020년 1.3%로 급락했다. 그 결과 한국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도 연평균 6.1%에서 0.5%로 떨어졌다.
‘창조적 파괴’를 주도할 혁신 창업가가 부족해 신생 기업의 출현이 감소한 것도 혁신의 질이 낮아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한은은 “미국 선행연구 결과 대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창업가는 주로 학창 시절 인지 능력이 우수한 동시에 틀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똑똑한 이단아’”라며 “하지만 한국의 경우 똑똑한 이단아는 창업보다 취업을 선호하고, 그 결과 시가총액 상위를 여전히 대부분 1990년대 이전에 설립된 제조업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테슬라나 엔비디아 같은 혁신기업이 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