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 AI '애플 인텔리전스' 발표에도 약 2% 하락 삼성·MS·구글 등과 달리 차별화 포인트 부재
“기대가 너무 컸었나.” 애플이 10일(현지시간)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전격 공개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이날 애플은 음성 비서 ‘시리’와 챗GPT 연동한다는 계획부터 글쓰기, 알림 요약, 이미지 생성 등 다양한 AI 활용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갤럭시AI’ 등 경쟁사들이 먼저 선보인 온디바이스 AI에 비해 크게 차별화되거나 혁신적인 서비스는 보이지 않았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써늘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약 2% 가량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음성 비서 ‘시리’를 한층 강화시킨다. 예를 들어 시리에게 ‘내 운전면허 번호가 뭐지?’라고 물으면 시리가 기기 내 운전면허증 사진을 찾고 해당 번호를 추출해 알려주는 식이다.
또 AI가 글쓰기, 알림 요약, 이미지 생성 등의 작업을 도와준다.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기능은 원하는 이미지에 대한 설명을 입력하고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레이션, 스케치 등 형태를 선택하면 요구에 맞는 이미지를 AI가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또 ‘청자켓을 입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마야’, ‘얼굴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케이티’처럼 자연어를 활용해 기기 내 사진을 구체적으로 검색하는 AI 기능도 추가된다.
애플은 오픈AI와의 협업을 알리며 시리와 챗GPT 통합 소식도 발표했다. 시리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할 경우에는 챗GPT가 시리 대신 답변을 해줄 수 있고 시스템 전반에 적용되는 쓰기 도구에도 챗GPT가 통합돼 글을 쓸 때도 챗GPT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날 애플 발표는 애플 최초 AI 시스템 공개라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나스닥 시장에서의 애플 주가는 오히려 약 1.91% 하락한 193.12달러로 마감했으며 시간외거래에서도 소폭 하락 중이다. 한국 코스피 시장에서도 애플 관련주인 엘지이노텍 주가도 11일 오전 10시 기준 7% 이상 하락세를 겪고 있다.
기존 아이폰 이용자 대다수가 애플 인텔리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15 프로 이상, M1 이상 칩셋을 사용한 아이패드와 맥북부터 지원한다. 현재 최신 모델인 아이폰15 일반형이나 플러스 모델 이용자도 애플 AI 기능을 쓸 수 없다는 뜻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했던 갤럭시 S23 시리즈, 갤럭시 Z 플립5·폴드5 등에 갤럭시 AI 기능을 지원한 것과 상반된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3분기 중에 미국에서 영어용 베타 버전으로 출시된다. 한국 아이폰 사용자는 한국어 지원 애플 AI 기능을 빨라도 내년에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소개 당시 미국 또는 한국 우선, 타국 후순위로 AI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히지 않았다. 삼성전자 갤럭시 AI는 출시 직후 주요 국가 언어 사용자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통화 중 AI 실시간 통역 기능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13개 언어를 지원한다.
이처럼 애플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과 달리 AI 관련 전략이 부실하다는 지적에 일부 외신도 애플 발표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애플은 AI 경쟁에서 경쟁사에 뒤처졌으며 팬과 주주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