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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환자에게 더 가혹한 여름… 혈당 오르면 눈 합병증 위험

입력 | 2024-06-12 03:00:00

세란병원 안과센터가 전하는 눈 관리법
달콤한 음료수-과일 섭취 늘며 고혈당 유발
당뇨병성 황반부종, 시력 나빠지고 실명까지
초기 특별한 증상 없어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김주연 세란병원 안과센터장이 환자를 보고 있다. 김 센터장은 “당뇨병에 의한 고혈당으로 발생하는 말초 순환 장애는 눈에 여러 합병증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세란병원 제공

국내 환자가 400만 명에 육박하는 당뇨병은 고혈압과 함께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꼽힌다. 만성질환은 질환의 특성상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어려워 평생 병과 함께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뇨병은 규칙적인 생활 습관으로 혈당을 관리하지 않으면 증상 악화는 물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어느덧 다가온 더위는 입맛을 잃게 하거나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료수, 혈당을 높일 수 있는 과일이 생각나게 한다. 더위로 탈수 위험이 커지고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기 쉬운 계절이기에 여름철 당뇨병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세란병원 안과센터.

당뇨병은 우리 눈에도 합병증을 유발한다. 고혈당은 눈의 작은 혈관을 손상시켜 눈 내부로 액체나 혈액이 새어 나오게 한다. 손상된 혈관으로 인해 눈으로의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감소하며 이는 망막의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결국 혈관 손상과 망막 기능 저하에 대응해 신생 혈관이 망막에 형성된다. 이러한 신생 혈관은 쉽게 파열돼 더 심각한 시력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시력이 떨어지는 황반부종도 당뇨병으로 인해 생기는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세란병원 안과센터의 김주연 센터장은 “당뇨병에 의한 고혈당으로 발생하는 말초 순환 장애는 눈에 여러 합병증을 가져온다”라며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당뇨병에 의한 모세혈관 합병증으로 중심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황반은 망막의 가운데에 위치해 중심 시력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가 사물을 보는 것은 망막에 상이 맺히고 이것이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돼야 가능하다. 황반부는 중심 시력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이곳에 구조 이상이 발생하면 시력이 저하하고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져 보이는 변형시 등이 나타난다. 또한 양쪽 눈의 시력이 달라질 수 있으며 시야가 흐려지거나 어둡게 보일 수 있다.

황반부종은 당뇨망막병증의 심한 정도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다. 황반부종으로 인해 당뇨망막병증 환자의 10%가 시력을 잃게 된다. 습성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망막혈관폐쇄 등에서 동반될 수 있으며 포도막염이나 안구 내 수술 이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성 황반부종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시세포의 손상과 망막 위축에 의한 시력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많다.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 대다수는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 당뇨병성 황반부종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안저검사를 기본으로 빛 간섭 단층촬영(OCT) 검사를 통해 두꺼워진 망막을 확인해야 하며 형광 안저 촬영으로 누출 부위와 유형을 파악한다. 철저한 혈당 관리, 식이조절로 황반부종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많은 경우가 안구 내 주사나 레이저 광 응고술이 필요한 상태로 진단된다. 최근에는 망막 조직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혈관 누출을 억제하는 안구 내 항체 주사를 먼저 선택한다.

김 센터장은 “항체 주사로 효과가 없다면 안구 내 또는 안구 주위 스테로이드 주사를 고려한다”라며 “이러한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나 유리체 황반 견인 등 구조적인 망막 질환을 동반하는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당뇨병은 항상 규칙적인 식이요법, 운동요법을 실천해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김 센터장은 “여름철은 별미 음식과 휴가 등 혈당 수치를 위협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당뇨병이 있다면 건강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라며 “자외선도 강해지고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나 안과 질환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외출 시 반드시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