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가 먼저 남자애들 유혹했을 리 없다” 밀양 사건 후 피해자 본 교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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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전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의 피해자를 가르쳤던 교사가 과거 올린 글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밀양 피해자 담임이었던 분이 올린 글이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지난 2012년 5월 작성된 것이다. 최근 사건이 재조명 되면서 이 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작성자 A씨는 “밀양 지역을 벗어나 서울 학교에 근무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밀양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담임으로 추정되는 B씨가 SNS에 올린 글을 공유했다.
B씨는 또 “어머니의 오열을 듣고 아이를 보니 안쓰러웠다. 먹고 살아야 하니 치욕스럽게 가해자들과 합의를 봐야 했을 것”이라며 “아이를 한 학기 동안 가르쳤고 대화해 봤기 때문에 이 아이가 먼저 남자애들을 유혹했을 리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아이를 가르치면서 한없는 동정을 느꼈고 무서운 선생이었던 나답지 않게 부드럽게 대했지만 단 한 번도 웃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현재 행방불명 상태다. 누가 이 아이의 인생을 보상해 줄 것인가”라며 “내가 가르쳤던 어두운 표정만 보이던 작은 아이, 그 아이의 엄마가 꾀죄죄한 몰골로 부들부들 떨며 울던 그날이 풍경이 가해자들 때문에 생각났다”고 분노했다.
B씨는 “내가 이렇게 화가 나는데 당사자는 어땠을까.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미성년자 성폭행은 절대 용서해서도 가볍게 차별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44명 중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아 전과기록이 남지 않으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 ‘한공주’, 드라마 ‘시그널’이 제작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