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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장서 번호판 ‘슬쩍’…중고 외제차에 붙여 판매한 불법체류자들

입력 | 2024-06-11 16:25:00

불법체류자들이 범행에 사용한 차량 번호판. 서울경찰청 제공


폐차장에서 훔친 차량 번호판을 중고 외제 차 등에 붙여 판매한 불법체류자 일당이 검거됐다.

11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중앙아시아 출신 불법체류자 A 씨와 B 씨 등 2명을 특수절도, 공기호부정사용,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4월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 등은 2022년 7월~올해 3월 경기·충청권 일대 폐차장에서 차량 번호판을 훔친 뒤 도박장 일대에서 담보로 잡혀 처분되는 중고 외제 차 등에 부착해 불법체류 외국인들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국내에 합법 체류하며 담보 차량을 헐값에 구매하는 역할을 한 공범 1명은 해외로 도주해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다. 이들은 총 23대의 무적(無籍) 대포차를 판매했다.

A 씨 일당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판매 글. 서울경찰청 제공

A 씨 등은 불법체류자들을 대상으로 대포차를 한 대당 300~900만 원을 받고 팔면서 소셜미디어에 ‘수사기관이나 출입국관리소 단속에 걸리지 않는 안전한 대포차’라고 홍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폐차 의뢰로 행정 말소된 차량 번호판의 경우 속도위반 등 행정당국의 단속에 걸리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실제로 A 씨 등은 무적 대포차로 울산의 한 주유소 근처 갓길에 있던 고급 승용차를 들이받고 주유기까지 파손한 채 현장에서 도주한 적 있는데, 관할 경찰에서 사고 당시 차량 번호판과 일치하는 차량이 없어 수사를 중지한 바 있다.

경찰은 이들에게 대포차를 구매한 중앙·동남아시아 출신 불법체류 외국인 12명을 도로교통법(무면허)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번호판을 부실하게 관리한 폐차장 업주 4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등록번호판 미처분)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차량 7대와 번호판 14쌍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번호판이 말소된 차량에 대한 폐기 처분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도록 국토교통부에 통보 조치했다”며 “향후 경찰은 관계기관과 협조해 대포 차량 유통 등 관련 범죄에 대해 지속적으로 엄정하게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