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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제대로 감상하려면, 부산으로 오라

입력 | 2024-06-12 03:00:00

클래식 전문 공연장 ‘부산콘서트홀’
내년 6월 개관 앞두고 외관공사 마쳐
2000석 규모로 시민회관보다 커
30억 투입해 파이프오르간도 설치



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북문 근처의 부산콘서트홀 조성 공사 현장의 모습. 부산 유일의 클래식 전문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은 내년 6월 개관한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운동뿐 아니라 음악을 즐기는 이들로 붐비겠어요.”

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북문 앞. 닷새 전 부산시민공원 하야리아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4 클래식 파크콘서트’를 가족들과 관람했다는 김모 씨(42)는 “내년 부산콘서트홀이 개관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넓은 야외에서 펼쳐진 파크콘서트의 오페라 공연에서도 수준 높은 음향을 즐길 수 있어 좋았지만, 실내 음악공연 전용홀인 부산콘서트홀에서 연주회가 진행된다면 감동적일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산시가 1, 2일 연 파크콘서트에는 정명훈 부산시립공연장 예술감독의 지휘로 클래식 연주가 이뤄졌고 성악가들이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하이라이트 공연을 펼쳤다.

파크콘서트가 열린 잔디광장에서 약 150m 떨어진 곳에서는 부산콘서트홀 건립을 위한 마무리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시민들은 지난달 초부터 피아노 선율을 떠올리게 하는 콘서트홀의 외관을 볼 수 있게 됐다. 외관 공사가 끝나고 공정이 80%를 넘어서게 되자 공사장을 에워싸듯 설치됐던 성인 키 2배 이상 높이의 패널들이 제거된 것. 현재는 일반인의 출입을 막는 낮은 울타리만 설치돼 있다.

전시현 부산시 공연기획팀장은 “외부 조경 공사와 건물 내부 공연장 좌석과 분장실 설치 등만 남은 상태”라며 “올 8월 준공 예정이며 내년 3월까지 예매 시스템과 무대 조명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유일의 전문 클래식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은 내년 6월 개관할 예정이다.

연면적 2만9408㎡(약 8895평) 규모의 부산콘서트홀은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건립된다. 지하주차장에 4000여 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핵심 시설인 콘서트홀에는 관객 2000명이 입장할 수 있다. 2500명을 수용하는 서울 세종문화회관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기존 공연장인 부산시민회관(1600석)과 부산문화회관(1400석)보다 크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콘서트홀에 설치될 파이프오르간이다. ‘악기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파이프오르간은 높이 9m, 너비 16m로 합창석 뒤편 벽면에 세워진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이 아닌 광역자치단체 공연장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는 것은 처음이다. 설치에는 약 30억 원이 투입된다.

부산시는 내년 6월 부산콘서트홀이 개관하면 적어도 한 달에 2회 기획 공연을 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전시현 팀장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등이 펼치는 수준 높은 공연을 부산 시민이 정기적으로 접할 수 있게 하고 싶다. 다만 지역에는 대규모 공연 기획사가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부산시는 부산콘서트홀에서 예술을 전공하는 대학생과 일반 시민을 상대로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부산 북항재개발구역에 지어지는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공정은 40%대다. 2021년 준공 후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시공사와 설계사가 외벽 공법 문제로 갈등을 벌여 공사가 중단됐다. 지난달 초부터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는 1800석 규모의 대극장과 300석 규모의 소극장이 들어선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