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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갈라지고 창문 깨져”…부안 지진, 서울-부산도 흔들

입력 | 2024-06-12 08:27:00

규모 4.8 지진…올해 최대 규모




12일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국내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해역에서 4.5 지진이 발생하고 1년여 만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 26분 49초경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당초 규모를 4.7로 발표했다가 상향 조정했다. 진앙은 북위 35.70도, 동경 126.71도로 행정구역으론 전북 부안군 행안면 진동리이다. 진원의 깊이는 8㎞로 추정됐다.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 진도는 전북에서 최대 Ⅴ(5), 전남에서 Ⅳ(4), 경남·경북·광주·대전·세종·인천·충남·충북에서 Ⅲ(3)으로 관측됐다.

진도 Ⅴ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정도다. 진도 Ⅳ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수준이고, 진도 Ⅲ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다.

 12일 오전 8시 26분께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부안 보안면 상입석리 창고 벽체 갈라진 모습. 2024.6.12. 전북소방 제공

전북 부안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음료수가 쏟아져 있다. 2024.6.12. 전북소방 제공

소방청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 기준 전국에서 226건의 유감 신고가 접수됐다. 지역별로 서울 2, 부산 2, 광주 14, 대전 14, 세종 9, 경기 23, 강원 1, 충북 37, 충남 27, 전북 77, 전남 13, 경북 2, 창원 5건이다.

피해 신고는 전북 부안군에서 4건, 익산시에서 1건 접수됐다. 부안군에서는 벽이나 유리창에 금이 가고, 화장실 타일이 깨지거나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왔으며 익산시에서는 담이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전북 부안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지역의 한 학교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대피하고 있다. 2024.6.12. 뉴시스

학교 시설 피해는 5건 집계됐다. 부안의 학교 3곳과 김제·대전 각 1개 학교에서 일부 균열이 확인됐다. 충북·충남·전북·전남의 학교 4곳은 휴업하고, 충남의 한 학교는 등하교시간을 조정했다. 충북·전북의 학교 2곳은 단축수업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전북의 한 학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한빛원자력발전소는 지진 발생 당시 약간의 진동은 느꼈으나 각종 시설은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전 측은 지진 이후 시설물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상청 제공

행정안전부는 지진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도 발령했다. 지진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발령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지진 관련 보고를 받고 행안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국가기반시설 등에 대해 피해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제반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또 행안부와 기상청 등 관계기관에 “추가적인 여진 발생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신속·정확하게 전파하고, 비상대응태세를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행안부에 예·경보 시설의 작동 상태를 종합적으로 점검·대비하라고 주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부 등에는 국가기반 서비스를 철저히 점검하라고 당부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기상청에는 지진 관련 정보를 투명하고 신속·정확하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