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에 입주공간과 멘토링, 네트워킹, 사업화 지원을 제공하며 그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스타트업in과기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보육센터를 보금자리로 삼아 도약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얘기를 전합니다.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다양한 분야의 업무가 수작업에서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다. 이같은 업무 환경의 변화는 편의성, 정확도 등 업무 효율 개선 효과를 가져온다.
메디아이젠트는 병동 업무의 디지털화 및 자동화를 통해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스마트 병원 시스템’을 개발했다. 메디아이젠트를 이끌고 있는 민병호 대표는 의료 현장의 목소리와 30여 년간 병원 소프트웨어 관련 업무 경험을 기반으로 병동 업무 지원 소프트웨어 구축을 위해 회사를 창업했다. 메디아이젠트는 현재 6개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이동형 로봇에 접목한 간호봇, 환자 낙상 예방 방지 시스템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민병호 메디아이젠트 대표 / 출처=IT동아
병동 업무 보조 시스템 개발 위해 창업
IT동아: 안녕하세요, 민병호 대표님. 우선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민병호 대표: 안녕하세요, 메디아이젠트 민병호입니다. 저는 30여 년간 병원 정보 시스템 개발 및 기술 영업을 했습니다. 관련 시장이 형성되던 시기부터 발을 들여놓았죠. 이후 세브란스병원, 고려대학교 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등 전국 150여 병원에 병원 정보 시스템을 제공했습니다.
1995년에는 병원 정보 시스템 개발사 투윈정보시스템을 창업했습니다. 물론 성과도 좋았어요. 하지만 선진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자 하는 욕심 탓에 끝이 안 좋았습니다. 당시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네트워크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개발한 시스템이 무거워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어요. 결국 R&D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2010년에 사업을 접었습니다.
스마트 병원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2016년 메디아이젠트를 창업했습니다.
IT동아: 오랜 경력과 경험 덕에 창업 아이템을 찾으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메디아이젠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민병호 대표: 메디아이젠트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의료(메디컬) 솔루션을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젠트’는 온화하다는 의미의 영단어 ‘젠틀(Gentle)’에서 따온 것으로, 저희 운영 철학을 의미합니다. 제가 20여 년간 회사를 운영해 보니 결국 중요한 것이 사람이더라고요. 아무리 기술이 중요해도 모든 것이 사람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그 기술이나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도 사람이고, 이용하는 것도 사람이죠. 그래서 저희 운영 철학은 ‘병원과 함께하는 사람 중심 회사’에요.
저희는 스마트 병원 시스템을 개발 및 제공합니다. 물론 대형병원의 경우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병원은 자체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비용 부담 때문이죠. 저희는 중소병원이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패키지를 통해 중소병원의 병동 업무 효율 개선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병동 업무 효율 높이는 스마트 병원 시스템 / 출처=메디아이젠트
편의성·정확성·효율성 높이는 스마트 병원 시스템
민병호 대표: 스마트 병원 시스템은 여러 솔루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환자의 혈압, 맥박, 체온 등 생체 데이터를 자동으로 동기화하는 안전 간호 액팅 시스템 ‘간호봇(n-Bot)’이 있습니다. 사업 초기에 개발한 저희 대표 제품이에요.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창업진흥원 지원으로 환자와 간호사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간호 간병 통합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n-PMS)’, 의사 회진 시 환자와 정보를 공유하는 ‘베드 사이드 스마트 너스 병상 TV(SNTV)’, 환자 네임카드를 자동으로 변경하는 ‘전자 명패(SNC)’를 개발했어요. 지난해에는 외래 환자의 진료 대기 및 환자 동선 안내를 위한 ‘진료 대기 안내 시스템(PWGS)’, 접수 및 수납 등의 내용을 안내하는 ‘통합 키오스크’를 개발했습니다.
이들 스마트 병원 시스템은 간호사와 환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특징입니다. 생체 데이터 측정의 경우 기존 대비 2배 이상 빠르고 정확하며, 철저한 환자 확인으로 생체 데이터 오기재 등 휴먼 에러를 방지합니다.
간호봇을 예로 들어 볼게요. 보통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면 혈압, 맥박, 체온 등 생체 데이터를 하루 3회 이상 측정합니다. 의료진은 체온계, 혈압계 등 장비를 가지고 환자에게 가서 해당 정보 측정 후 종이에 결괏값을 적습니다. 그것을 PC에 입력한 후 병원 데이터베이스로 옮겨요. 저희 간호봇을 이용하면 환자가 지니고 있는 바코드 인식 후 혈압, 맥박 체온 등을 측정하면 데이터가 자동으로 병원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됩니다. 기존의 8단계에서 3단계로 줄어듭니다. 의료진의 편의성과 정확성 모두 향상되는 것이죠.
또한 어느 병원이든 자체 시스템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요. 제가 관련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여러 병원의 시스템을 아우르는 유연성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비용이 저렴합니다. 기존 대형 병원의 시스템 대비 1/10 수준이면 구축할 수 있어요.
IT동아: 현재 스마트 병원 시스템을 도입한 병원이 있나요?
민병호 대표: 현재 서울, 인천, 경기, 원주, 진주 등 전국 60여 중소병원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스마트 병원 시스템은 크게 6개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병원마다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패키지로 제공하고 있어요. 저희 시스템을 도입한 병원은 편의성, 정확성,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전 간호 액팅 시스템 간호봇 / 출처=메디아이젠트
새로운 솔루션 지속 개발
IT동아: 이동형 로봇과 결합한 간호봇, 낙상 예방 방지 시스템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 시스템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개발 단계도 궁금합니다.
민병호 대표: 이동형 로봇과 결합한 간호봇은 기존 간호봇을 보완한 솔루션입니다. 격리병동의 경우 의료진이 출입하려면 방역복 착용, 출입 전후 소독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동형 로봇을 이용하면 의료진이 들어갈 필요가 없어요. 격리병동에 있는 환자가 이동형 로봇에 있는 측정기로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동형 로봇은 간호봇 배터리 충전의 번거로움도 해결합니다. 간호봇은 의료진 편의를 위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합니다. 휴대성은 좋지만, 배터리 충전이 필수죠. 이동형 로봇은 사용하지 않을 때 스테이션으로 이동해 스스로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덕분에 배터리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고, 여러 이동형 로봇 개발사와 접촉하면서 실무적인 부분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낙상 예방 방지 시스템은 낙상 주의 환자를 위한 솔루션입니다. 낙상 주의 환자의 경우 기존에는 병실 내부 CCTV로 모니터링했어요. 낙상 후 빠른 대응은 가능하지만, 예방은 어려웠습니다. 낙상 예방 방지 시스템은 침대 옆에 설치하는 SNTV를 이용해 환자의 낙상 위험을 감지합니다. 환자가 침대 안전 범위를 벗어나는지 확인하고, 환자 자세를 감지한 후 움직임을 예측합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AI 기술을 적용했어요.
낙상 예방 방지 시스템을 적용하면 의료진은 CCTV를 계속 주시하지 않아도 낙상 예방이 가능합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 컴퓨터정보공학과 연구팀과 함께 시제품 개발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IT동아: 현재 서울과기대 창업보육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민병호 대표: 앞서 말씀드린 낙상 예방 방지 시스템 개발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서울과기대 창업보육센터의 지원으로 연구팀과 협업할 수 있었거든요. 또한 동영상, 카탈로그 제작 지원도 받았습니다. 사실 스타트업 입장에서 홍보물 제작은 은근히 부담되는 작업인데, 서울과기대 창업보육센터 덕에 수월하게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메디아이젠트와 스마트 병원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는 민병호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마지막으로 메디아이젠트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민병호 대표: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오랜 기간 구축한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활용했는데, 이제는 마케팅이나 홍보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판로를 개척하고자 합니다. 또한 스마트 병원 시스템의 고도화, 활성화를 위한 투자 유치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중소병원의 병동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정부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현재 많은 병원이 병동 업무 환경 개선, 부족한 간호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합니다. 하지만 내부 상황이나 우선순위 문제로 실질적인 대안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특히 중소병원이 그렇죠. 그래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있다면 중소병원 병동 업무 효율을 보다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아닷컴 IT전문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