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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채 상병 어머니 “곧 아들 1주기…박정훈 전 수사단장 선처 부탁”

입력 | 2024-06-12 14:15:00

지난해 7월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해병대 1사단에 마련된 고 채모 상병 빈소에서 채 상병의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의 어머니가 경찰 수사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하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명예 회복을 호소했다.

12일 채 상병 어머니는 해병대를 통해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편지에서 “7월 19일이면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지 1주기가 돼 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다. 엄마의 입장에서 염려되고 안타까울 뿐”이라며 “아들의 1주기 전에 경찰 수사가 종결되고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누가 그날 유속도 빠르고 흙탕물인데 왜 물속에 투입해 실종자를 찾게 했는지 밝혀주길 바란다. 그 원인이 밝혀져야 저도 아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들이) 해병대에 간다고 했을 때 말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며 “안일한 군 지휘관들의 행동으로 인해 아들이 희생돼 힘듦과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님 등 관계 당국에 감히 호소드린다”며 “아들의 사망사고를 조사하다 고통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시고, 과감히 선처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장마철이 다가온다”며 “약속했던 재발방지책을 신속히 수립해 장병들에게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 아들이 좋아했던 해병대로 다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19일 오전 9시 3분경 경북 예천군에서 폭우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현재 경북경찰청에서 이 사건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국방부 군사법원에서는 당시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등 혐의를 다투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는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