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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 확대 양상

입력 | 2024-06-13 03:00:00

이스라엘군, 레바논 남-북부 공격
헤즈볼라 고위사령관 등 7명 사망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교전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또 다른 전쟁을 치를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주야를 폭격했다. 그 과정에서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 탈레브 사미 압둘라(55·사진)를 포함한 4명의 대원이 숨졌다. 압둘라는 올 1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위삼 알 타윌 사령관보다 더 고위급이다.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레바논 북부 바알베크에도 로켓 공습을 가했다. 이곳에서도 헤즈볼라 대원 3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격을 두고 “10일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 상공에서 이스라엘 무인기(드론)를 격추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밝혔다. 바알베크에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내 여러 지역에 무기를 공급하는 일종의 무기 배급 기지가 있다.

헤즈볼라와 대치 중인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11일 워싱턴포스트(WP)에 “전쟁의 안개가 짙어지고 있다”며 “양측의 공습은 매주 더 격렬해지고 빈번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접경지대의 주요 산간 마을과 계곡은 이미 전쟁터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양측 지도자는 전면전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5일 레바논 국경지대를 찾아 “매우 강력한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북부의 안보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국내 여론도 헤즈볼라와의 전쟁을 찬성하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 ‘마리브(Maariv)’의 7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인의 62%는 “헤즈볼라에 대한 결정적인 공격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 또한 지난달 31일 “우리가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며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은 물론 중동 지역의 운명을 결정하는 전투가 될 것이라고 맞섰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하마스를 지지하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레바논 곳곳을 타격하고 헤즈볼라 간부들을 사살하고 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