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베이터를 발로 차 고장낸 A 씨가 올린 사과문.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본인이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본인이 파손 후’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엘리베이터를 발로 차 파손시켜 놓고 3일 만에 옆 라인으로 이동하는 옥상 문에 사과문을 붙여놨다”며 해당 입주민 A 씨가 작성한 사과문을 공개했다.
이어 “갑자기 중간층에서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멈춰버렸다. 저는 무서운 마음에 호출도 하고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아서 무섭기도 해서 문을 열어달라고 맨발로 문을 몇 번 찼다”며 “제가 문을 발로 찬 건 백번 잘못했다. 그런데 평소 OOO동 엘리베이터는 잔고장이 많이 났고, 제가 그날 고장 날 타이밍에 발로 찬 것 같다”고 억울함을 피력했다.
당시 A 씨가 여러 차례 발로 문 쪽을 차면서 승강기는 17층에서 멈췄고, 결국 경찰과 소방이 출동해 A 씨를 구조했다고 한다.
이후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A 씨에게 수리 비용 780만 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그는 “여자인 제가 맨발로 문을 몇 번 찼다고 수리 비용 전부를 일방적으로 납부하라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고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다른 이유가 있었는데도 관리실에서는 모든 책임을 저에게 덤터기 씌운다”며 “저도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A 씨의 이같은 글에 또 다른 입주민 B 씨는 ‘엘리베이터 발로 차신 분 보세요’라는 답글을 남겼다.
B 씨가 올린 반박문 .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이어 “아침저녁마다 58세대와 옆 라인 58세대가 댁 덕분에 개고생하고 있다”며 “댁은 옆 라인 승강기 타고 편히 내려가시니 복도에 울려 퍼지는 욕설 못 들으시겠다. 새벽마다 울려 퍼지는 욕설들이 입주민들 마음이다. 다른 입주민은 780만 원 이상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B 씨는 “아이를 혼자 내려가게 한 건 본인 과실이고, 승강기가 고장 난 타이밍에 내가 발로 차서 그렇다는 건 어처구니없는 변명”이라며 “입주민을 더는 화나게 하지 말라.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다시 게시하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1000만 원 꽉 채워서 받아내야 한다. 주민들 불편은 어쩌냐”, “제목은 사과문인데 내용은 호소다”, “억울하다고 할 게 아니라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어야 한다”, “아파트 전 주민이 A 씨에게 민사를 걸어야 한다”, “원리 원칙대로 대응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