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최근 남측을 향해 오물풍선을 살포한 뒤 ‘새로운 대응’에 나서겠다며 비난과 위협을 가한 직후부터 돌연 대남 적대행위를 중단한 모양새다.
내주 초로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과, 상반기 주요사업 결산을 위해 이달 하순 개최하기로 한 전원회의 준비를 위해 ‘상황 관리’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1600개 넘는 오물풍선을 남측에 살포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닷새 연속으로 서해 서북도서를 향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을 하기도 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9일 담화에서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반복되면 오물풍선 살포는 물론 ‘새로운 대응’을 할 것이라고 위협했지만 공교롭게도 이 담화 이후로 북한의 대남 행보가 잠잠해졌다.
김정은 총비서의 마지막 공개 행보도 지난 1일 중앙간부학교 개교식에 참석한 것으로, 이후 열흘 이상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최근 주민들에게 경제 성과를 독려하는 기사들을 게재하고 있다. 신문은 13일 자 1면에서는 “인민경제의 자립적 토대를 백방으로 강화하자”라면서 경제적 기반을 정비보강하는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지방공업의 발전 정책 이행을 독려했다.
이런 북한의 갑작스러운 ‘잠잠한 행보’는 수일 뒤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준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입장에선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귀한 손님’일 수밖에 없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모습을 러시아에 보여 주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비슷한 맥락에서 우리 측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 행사에 ‘어깃장’을 놓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 북한은 이달 하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상반기 경제 및 국방, 대외사업(외교)에 대한 결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원회의는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직접 주재하는 비중 있는 회의로 북한은 각 분야별 총화와 하반기 계획 수립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