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미국 출장 중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자택에 초대받아 넉 달 만에 다시 만났다. 이 회장은 이외에도 아마존, 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 연쇄 회동하면서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한 협력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다진 네트워크와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이달 말 주요 임원들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계획을 모색할 계획이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마친 후 미국으로 출국한 뒤 약 2주간 미국에 머무르며 메타, 아마존, 퀄컴 등 주요 빅테크 CEO들을 연이어 만났다.
이 회장은 2년 연속 미국 출장을 통해 글로벌 CEO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미래 사업 전략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출장에서는 서부에서 빅테크 CEO들과 연쇄 회동하면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협력 모델 구축에 주력했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 미국 팔로 알토에 위치한 저커버그 자택에 초청받았다. 지난 2월 저커버그 CEO 방한 당시 이 회장의 초대로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을 가진 후 4개월 만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1년 저커버그 자택에서 처음 만난 후 현재까지 8번이나 만나 각별한 우정을 쌓고 있다.
두 사람은 이번 회동에서 AI?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과 소프트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AI 분야로 협력을 더 확대할 전망이다. 특히 메타가 일반인공지능(AGI) 개발을 선언했고,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컴퓨팅 랩 조직을 신설한 만큼 관련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졌을지 주목된다.
저커버그는 지난 2월 방한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삼성과의 협력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사업파트너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을 논의했다.
아마존은 올해 3월 AI 데이터센터에 향후 15년간 1500억 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했으며, AI 기업 앤스로픽에 4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최근 AI 주도권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또 2022년부터 자사의 셋톱박스 ‘파이어TV’에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 ‘HDR10+’를 적용하는 등 반도체 외에도 TV?모바일?콘텐츠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에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미주총괄(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나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퀄컴은 저전력 컴퓨팅과 온디바이스 인텔리전스 분야 선두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 왔고, 최근 AI PC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퀄컴뿐만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와 제조기술 혁신 등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다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이를 통한 빅테크들과의 포괄적인 협력 노력은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계획으로 진화하며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