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휴진 참여율 높지 않을수도 동네병원들도 “정상진료” 많아 의협회장 “단일대오로 뭉칠것” 단속 전공의는 의협회장 비판, 내분 조짐
韓총리, 환자단체와 만나 대한의사협회가 18일 집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환자단체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희귀 질환을 가진 딸을 돌보는 김정애 씨는 이 자리에서 “정부와 의사 간 고래 싸움에 환자 등만 터진다”며 “군인과 경찰처럼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의사도 파업을 못 하게 하는 법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18일 집단 휴진에 “환자를 떠날 수 없다”며 불참 방침을 밝히는 의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의협은 “단일 대오로 뭉칠 것”이라며 내부 단속에 나섰지만 임현택 의협 회장이 휴진 불참 방침을 밝힌 의사를 공개 비판하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시 임 회장을 비판하며 내분 양상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의협이 주도하는 휴진 참여율이 생각만큼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동네병원 20곳 중 11곳 “정상진료”
아동병원과 분만병원들은 18일 정상 운영 방침을 정했다. 아동병원 130여 곳이 소속된 대한아동병원협회 최용재 회장은 13일 “각 병원이 개별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면서도 “병원마다 대형 병원에서 이송된 중증·입원 환자가 많다. 아픈 아이들을 두고 현실적으로 떠날 수 없다”고 했다. 분만병원 140여 곳이 소속된 대한분만병의원협회 오상윤 사무총장도 “의협 주장에 동의하지만 예정된 분만과 진료를 취소할 순 없다”며 “양수가 터지는 등 응급 분만 상황도 있을 수 있어 18일 정상 근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아일보가 13일 서울 시내 의원 20곳에 “18일 휴진하느냐”고 물었는데 “휴진할 것”이라고 밝힌 곳은 4곳(20%)에 그쳤다. 이 중 2곳은 “오전 진료는 하고 오후에만 휴진한다”고 했다. 나머지 16곳 중 11곳(55%)은 “정상 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5곳(25%)은 “아직 방침을 못 정했다”고 했다. 의협은 지난주 투표에서 회원 73.5%가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찬성했다고 했지만 예상만큼 동참 분위기가 확산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예약 진료를 의사가 일방적으로 취소한다면 의료법상 진료 거부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의협-전공의 단체 주도권 다툼
임 회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8일 정상 진료 방침을 밝힌 최 회장 인터뷰 기사 링크를 올리며 “세계 어디도 없는 폐렴끼란 병을 만든 사람들이다. 멀쩡한 애를 입원시키면 (정부에서)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의협은 또 대학병원 교수 단체 등과 만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주말까지 정부가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꿔 의협과 대화에 나서면 18일 집단 휴진을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부의 입장 변화’에 대해 “의협을 단일 창구로 그동안 의료계가 요구했던 것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요구안은 늦어도 14일까지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기자회견을 열고 휴진 철회를 요구했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두 번 다시 이런 파업을 당하지 않도록 응급실 중환자실 등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는 중단되지 않게 하는 법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