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화물선 타깃… 선체 손상 입혀 우크라가 러 흑해함대 타격때 사용 하마스 “이스라엘 철수 서면보증을” 블링컨 “모두 수용하기는 불가능”
그리스 화물선 ‘튜터’ 호
친(親)이란 무장단체인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가 자폭 무인정(USV·수상 드론)으로 그리스 화물선을 공격했다. 후티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발발 뒤 하마스를 지지하며 홍해 인근에서 지속적으로 서양 선박을 공격해 왔지만 수상 드론을 동원한 건 처음이다. 미국 영국 등은 연합군을 구성해 공세를 높여 왔으나, 후티가 이번 공격으로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세계 물류 동맥’인 수에즈 운하와 홍해 항로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3단계 휴전안에 대해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와 영구 휴전에 대한 ‘서면 보증’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수용 불가 입장인 이스라엘은 북부 국경에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연일 교전을 이어가며 중동 전역에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 후티, 수상 드론으로 화물선 공격
후티는 지난해 11월부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때까지 해상을 봉쇄하겠다면서 민간 선박과 군함 등을 공격해 왔다. 올 2월 영국 선박 ‘루비마르’호를 침몰시켰고, 3월엔 그리스 선박 ‘트루 컨피던스’호를 공격해 선원 3명이 숨졌다.
이번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잇는 항로가 여전히 위험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 세계 상품 무역량의 12%,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를 담당해 온 해당 항로의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물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 하마스, 완전 종전 ‘서면 보증’ 요구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더 구체적인 ‘수정 휴전안’도 미국에 역제안했다. 1단계부터 이스라엘군이 철수를 시작해야 하며, 2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더라도 종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영구 종전 등이 휴전안에 담기지 않으면 협상 테이블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도 표명했다.
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2일 카타르 도하 기자회견에서 “하마스의 수정 사항 중 일부는 실행 가능하나 일부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종전과 이스라엘군 즉각 철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친이란 무장정파인 레바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교전은 전면전 수준으로 격화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1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탈레브 사미 압둘라 지휘관 사망 후 12일 미사일 250발을 퍼붓는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가했다. 헤즈볼라 고위 당국자는 이날 거행된 압둘라의 장례식에서 “강도와 양적, 질적 측면에서 작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